"직원 부탁에 실업급여 타게 해줬다가"…400만원 '날벼락' [사장님 고충백서]
퇴사 직원의 실업급여 부정수급을 도와줬다가 적발돼 수백만원대 징수금을 낸 사업주가 해당 직원을 상대로 구상금 소송을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원은 두 사람이 공동 불법행위 책임을 져야 하므로 구상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단독은 최근 사업주 A씨가 전 직원 B씨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소송에서 청구를 기각했다.

서울에서 일본식 주점을 운영하던 A씨는 2022년부터 2년 넘게 근무한 직원 B씨가 퇴직 무렵 실업급여 수급 요건에 해당하지 않음에도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하자 이에 협조했다.

하지만 이후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서부지청에서 이들의 부정수급 사실을 적발했다. 결국 A씨에겐 410만8270원의 '부정수급액 징수금 결정'이 내려졌다. 같은 금액의 징수금 외에도 1232만원가량의 부정수급액 징수금 결정을 받았다.

A씨는 이후 고용노동청에 자신에게 내려진 징수금을 납부했다. 이후 B씨를 상대로 "납부한 징수금을 돌려달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고용보험법 제62조에 따르면 구직급여 부정수급자에게는 구직급여의 반환을 명할 수 있고, 사업주와 공모한 경우 5배 이하의 금액을 추가로 징수할 수 있으며, 사업주와 구직급여를 받은 사람은 연대해서 책임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쟁점은 A씨가 낸 돈이 ‘타인의 몫까지 대신 변제한 금액’인지 여부였다.

재판부는 고용보험법상 부정수급 반환 및 추가징수 제도의 성격을 짚으며 A씨가 B씨의 실업급여 부정 수급을 묵인하거나 동조해 대한민국에 손해를 발생시킨 공동불법행위자라고 판단했다. 이어 법원은 부정수급 가담 경위와 역할 등을 고려해 A씨 책임을 25%, B씨 책임을 75%로 정했다. 전체 손해액 1643만3080원 중 A씨 분담액 25%는 정확히 410만8270원이다.

이를 바탕으로 재판부는 “A가 자신의 분담 부분을 초과해 변제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B씨에 대한 구상권 행사를 인정하지 않았다.

조철현 법무법인 대환 변호사는 "실업급여 허위 서류 작성과 부정수급에 협조하는 행위는 단순 편의 제공이 아니라 공동불법행위"라며 "직원이 주도했더라도 이를 묵인하거나 협조한 사업주는 법적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