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년 CFO의 새 결산 의제, KSSB 기준 지속가능성 공시가 온다 [안진 클로즈업]
[한경 CFO Insight]
박태호 한국 딜로이트 그룹 경영자문 부문 파트너
박태호 한국 딜로이트 그룹 경영자문 부문 파트너
한국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KSSB)는 ISSB의 IFRS S1·S2를 기반으로 국내 공시기준을 마련했으며, 2026년 2월 공시기준서 제1호와 제2호를 공표했다. 이에 따라 대상 기업은 기업 전망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합리적으로 예상되는 지속가능성 관련 위험 및 기회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거버넌스, 전략, 위험관리, 지표 및 목표의 네 가지 핵심 요소에 따라 공시해야 한다. 특히 기후 관련 위험 및 기회에 대해서는 재무 상태, 재무성과 및 현금흐름에 미치는 현재 및 예상 영향을 설명해야 한다.
금융위원회 로드맵은 기업의 준비 부담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도입한다는 방향을 담고 있다. 2028년, 즉 FY2027 정보부터 연결자산총액 30조 원 이상 코스피 상장기업을 시작으로 공시 대상을 확대하고, 초기에는 거래소 공시로 운영한 뒤 제도 안착 이후 법정 공시로 전환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Scope 3 온실가스 배출량은 원칙적으로 3년 유예를 적용해 2031년부터 공시를 시작하는 방안이 검토됐고, 제3자 인증도 도입 초기에는 자율 적용 후 단계적 의무화와 인증기관 규율체계를 검토하는 방향으로 제시됐다.
기후공시에서는 이 과제가 더 복잡해진다. 기후 관련 물리적 위험과 전환 위험은 사업장 위치, 시설 및 자산 유형, 공급망, 고객·시장, 보유 자산의 특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따라서 기업은 보고기업 기준의 사업모형과 가치사슬을 재점검하고, 주요 사업장과 종속회사가 어떤 기후 관련 위험과 기회에 노출되어 있는지 식별해야 한다. 이후 기후 시나리오 분석을 통해 전략과 재무계획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되, 정량화가 가능한 영역은 재무 상태, 재무성과 및 현금흐름에 대한 재무적 영향으로 연결하고, 정량화가 어려운 영역은 그 사유와 판단 근거, 질적 영향 및 관련 재무제표 항목을 함께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결국 공시 품질을 좌우하는 핵심은 데이터 통제력이다. 동일한 온실가스 배출량이라도 산정 기준, 활동자료의 출처, 배출계수 적용방식, 추정 및 가정, 검토·승인 권한과 내부통제 책임이 불명확하면 향후 외부 인증 또는 검증 과정에서 신뢰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대상 기업은 현재 자율 공시 수준과 KSSB 기준의 요구사항 간 차이를 진단하고, 거버넌스 체계, 중요성 판단 절차, 보고경계, 산정 방법론, 증빙·문서화 기준, 데이터 수집·승인 시스템을 조기에 정비해야 한다. 특히 연결 대상 종속회사를 포함한 모의 공시와 내부 사전 검증을 통해 실제 공시 일정에 맞춰 운영 가능한 프로세스로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
KSSB 기준에 따른 지속가능성 공시 의무화의 성패는 보고서를 얼마나 세련되게 작성하느냐가 아니라, 데이터를 얼마나 정확하게 관리하고 그 과정을 조직 안에 얼마나 깊이 정착시키는가에 달려 있다. CFO와 경영진이 지금 점검해야 할 질문은 단순히 ‘무엇을 공시할 것인가’가 아니라 ‘그 정보를 재무공시 수준에 준해 설명하고, 검토·검증 가능하게 관리할 수 있는가’이다. 지속가능성 의무공시는 ESG 보고의 연장이 아니라, 기업 공시 체계와 내부통제 수준을 재정의하는 새로운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