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영향평가 철회하라”…20년 희망고문에 뿔난 세운4구역 주민들
주민들, "유네스코 서한의 원문을 공개할 것" 요구
서울 종로구 세운4구역 주민대표회의는 14일 오전 세운상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유산청이 세운4구역에 법률상 의무가 없는 세계유산영향평가를 강제하는 것에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며 "불법적 인허가 방해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세운4구역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은 지난해 10월 서울시의 재정비촉진계획 결정(변경) 고시, 올해 3월 서울시와 종로구의 통합 심의를 거쳐 사업시행계획변경 인가만 남겨놓은 상태"라며 "국가유산청이 유네스코 권고를 명분으로 세계유산 보호지구 바깥인데도 법에도 없는 영향평가 이행을 강제하며 서울시장과 종로구청장의 인허가 자치권을 방해하는 것은 행정의 신뢰성을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행정 폭주'"라고 주장했다.
또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지난 3월 기자회견에서 인용한 유네스코 서한의 원문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허 청장은 당시 "유네스코가 세계유산영향평가 결과를 세계유산센터에 제출하고 센터와 자문기구의 긍정적 검토가 있기 전까지 사업 승인을 중지하라고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세운4구역은 2004년 세운재정비촉진지구에서 가장 먼저 재개발 사업을 시작했지만 20년 넘게 공회전 중이다. 노후화가 심화하는 가운데 사업성이 부족해 진행이 더뎠다. 이에 서울시가 고도 제한을 종로변은 55m에서 98.7m로, 청계천 변은 71.9m에서 141.9m로 각각 대폭 완화하자 종묘 경관·고도 제한 논란에 휩싸였다. 국가유산청은 종묘에서 바라보는 경관이 훼손된다는 이유로 사업에 반대하고 있다.
주민대표회의는 이날 "금융비용을 포함한 사업비 누적액이 약 8000억원이고 매월 20억원 이상 이자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며 "주민 중 약 50여 분은 착공도 보지 못한 채 사망했다"고 호소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