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인근 옛 남산 힐튼호텔 일대에 초대형 복합시설을 조성하는 ‘이오타 서울’ 개발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오피스 시설을 짓는 메트로·서울로타워 재개발 사업(투시도)이 난항을 겪으며 공매 절차에 들어갔다.
3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을 비롯한 대주단은 4월 10일 신탁사를 통해 메트로·서울로타워의 온비드 공매 공고를 내기로 잠정 합의했다. 공고 이후 최소 7일 이상의 기간을 거쳐 첫 입찰은 4월 중·하순께 이뤄질 전망이다. 이 사업은 지난 1월 4800억원 규모 선순위 대출과 관련해 기한이익상실(EOD·대출 만기 전 상환 요구)이 발생했고, 이후 리파이낸싱 시도가 이어졌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메트로·서울로타워 개발 사업은 이지스자산운용이 주도하는 이오타 서울의 한 축이다. 이오타 서울은 서울역 인근 옛 밀레니엄 힐튼호텔 부지와 메트로·서울로타워를 통합 개발해 대형 복합시설을 짓는 프로젝트로, 총사업비만 7조원에 달한다. 이 중 메트로·서울로타워 부지는 전면 철거 후 대형 오피스 등을 조성할 예정이었다. 지분투자자로 참여한 삼성물산이 시공과 책임임차까지 맡았다. 사업비는 2조2000억원이다.
힐튼호텔 재개발은 공사가 진행 중이지만 메트로·서울로타워 부지에 예정된 오피스는 자금 조달이 막혀 착공하기도 전에 좌초 위기에 놓였다. 도심 오피스 공급 확대에 따른 공실 우려와 높은 개발 원가가 겹쳐 유동성을 확보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대명소노그룹이 700억원 규모 후순위 투자 의향을 밝혔지만 근본적인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지나치게 비싸게 부지를 매입한 게 화근”이라고 말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공매가 개시되더라도 유찰 가능성을 감안해 리파이낸싱을 병행할 방침이다. 회사 측은 “일부 선순위 대출을 상환하고 신규 대주를 유치하기 위해 복수의 증권사와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매가 유찰되거나 대주 교체가 이뤄지면 정상화 가능성이 열리지만, 반대로 담보권이 실행되면 초대형 도심 개발 사업이 구조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 건설사 관계자는 “힐튼호텔 부지와는 법적으로 분리된 사업이더라도 오피스 부분 공매가 현실화하면 통합 개발 구상이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