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척'하며 버텼더니…곰 습격 받은 임신부 '기적의 생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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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물어뜯긴 女
'곰 앞에서 죽은 척' 통했다
1일 중국 현지 매체 지무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7일 중국 서부 칭하이성의 위수시에서 소를 몰고 귀가하던 임신부 샤오칭(가명)은 곰에게 공격당했다.
자신의 뒤쪽 4∼5m 거리에 흑곰 한 마리가 있는 것을 알아채고 그녀가 돌아서려는 순간 곰이 울부짖으면서 달려들었다. 곰은 그녀의 머리와 얼굴을 물어뜯었고 오른쪽 눈과 왼쪽 귀에서 피가 줄줄 흘렀다. 그녀는 순간적으로 땅에 누워 죽은 척하며 숨을 멈췄다. 곰은 발톱으로 그녀의 팔을 한 번 건드렸지만 반응이 없자 자리를 떴다고 한다.
그녀는 가까스로 주변 목동들의 도움을 받아 집으로 돌아갔지만 상태는 심각했다. 오른쪽 눈은 시력을 잃었고 귓바퀴와 외이도가 찢어졌으며 고막에도 손상이 생겼다. 그러나 가까운 병원에서 치료가 불가능해 남편과 함께 차를 타고 40시간을 달려 시안시 인민병원에 도착했다.
임신 14주 상태였던 그녀는 태아 위험에도 불구하고 지난 9일 6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받았다. 이후 중환자실에서 회복을 거쳐 지난 18일 퇴원했으며, 수술 경과는 안정적이고 태아도 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오른쪽 눈 시력은 회복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편은 치료비의 90% 이상이 환급될 예정이지만 장기간 시안시에 머물며 발생하는 생활비 등은 큰 부담이라고 전했다. 남편은 하루 200위안(약 3만9000원)가량을 벌고 그녀는 소를 돌보며 생계를 꾸려왔다. 그는 "곰의 발톱 아래에서 아내와 아이가 함께 살아남았다"며 "아이를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