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호텔 예식 취소 번복에…野 "호텔경제학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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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호텔 예식 취소 번복…中, 대관 돌연 취소
野 "한국 호의 '노쇼'로 보답…경제 활성화됐나"
국회 국방위원장인 성일종 의원은 30일 페이스북에 "APEC 기간 신라호텔에서 결혼이 예정됐던 고객들은 중국 정부 예약으로 갑자기 결혼식을 취소해야 했다. 우리 청년들 인생에 한 번뿐인 결혼식을 망쳐버린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정부가 신라호텔에 외압을 가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그렇게 중국 정부는 우리 대한민국에 엄청난 피해만 줘놓고 돌연 예약을 취소해버린 것"이라고 했다.
성 의원은 "중국이 대한민국의 호의를 '노쇼'로 보답한 것이다. 무엇보다 이번 사태는 중국이 과연 APEC에 참석하긴 할 것인지,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며 "정말 오랜만에 대한민국이 외교 무대 중심에 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데, 이재명 정부의 준비 부족과 잘못된 외교 전략으로 인해 걷어차 버리는 것이 아닌지, 심히 걱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한미동맹에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내며 중국에 열심히 '셰셰'해온 결과가 고작 이것인가. 이 대통령이 말했던 호텔경제학이 바로 이런 것이었냐며 "이 대통령의 호텔경제학에 따르면 '호텔 예약이 취소됐더라도 돈이 돌았으니 경제가 활성화된 것' 맞냐"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중국 대사관은 위약금 없이 예약을 취소했고, 대한민국 국민의 불편을 초래하고, 분노를 상승시켰다"며 "하지만 이재명은 이마저도 좋다고 할 것이다. 이재명의 호텔경제학에 따르면 중국의 예약 취소 탓에 결혼식과 객실 예약이 취소됐어도 '활기'가 돌았기 때문이다. 실상은 아무것도 없고, 대한민국 국민 짜증과 분노만 치솟게 하는 공산독재 호텔경제학. 이게 바로 이재명 정부의 민낯"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신라호텔은 다음 달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머물 서울 숙소로 유력하게 점쳐진 곳이다. 중국 측은 시 주석이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서울에서 한중 정상회담 등을 개최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일정을 조율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중국 측이 대관을 취소하겠다고 통보하면서 다시 예식 진행이 가능해진 것이다.
한편, 이날 야권이 일제히 꺼내든 '호텔경제학'은 이 대통령이 대선후보 때 언급한 것으로, 관광객이 호텔을 예약하면 호텔과 문방구 등으로 이 돈이 순환되고, 이후 예약이 취소되더라도 경제에 활력이 생긴다는 취지였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발언을 비판한 상대 후보들을 향해 "동네 치킨 가게에서 돈이 돌아 매출이 늘면 가게 주인은 막걸리도 한 잔 먹고, 닭도 사야 하고 양념도 사야 한다"며 "그럼 동네 경제가 조금이라도 나아질 것이고, 이를 '승수효과'라고 하는데 이걸 모르는 바보들이 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