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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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 있는데도 계속 움직이는 듯한 기분을 느끼는 어지럼증은 발생 원인이 다양하다. 빈혈 때문에 증상이 생겼다고 여기는 사람이 많지만 귓속 평형기관에 문제가 있거나 편두통, 뇌 질환으로 어지러움을 호소하는 사례도 흔하다. 전문가들은 갑자기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증상과 함께 어지럼증이 생겼다면 뇌졸중 등 응급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고 했다.

빈혈은 어지럼증이 있을 때 많은 사람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빈혈 증상으로 국내 의료기관에서 치료받은 환자는 53만5435명이었다. 혈액 속 헤모글로빈이 부족해져 체내 산소 공급에 문제가 생기면 어지럼증과 함께 피로감, 두근거림, 숨찬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머리가 빙빙 도네"…피곤해서 그런 줄 알았는데 '위험 경고'
하지만 빈혈 때문에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환자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머리가 빙빙 도는 것 같은 어지럼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귓속 평형기관 문제다. 귓속 전정기관의 이석이 제자리를 벗어나 생기는 이석증이 그중 하나다. 대개 주변이 도는 것 같은 어지럼증이 수초에서 1분 이내로 지속되다가 사라진다. 누웠다가 일어나거나 고개를 돌리는 것처럼 특정 자세에서 짧고 강한 어지럼이 반복된다. 회전성 어지럼증이 반복되는 메니에르병도 있다. 내이의 내림프액 불균형과 관련한 질환으로 청력 저하, 이명, 귀가 먹먹한 증상을 동반할 수 있다.

전정신경염도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비교적 흔한 질환 중 하나다. 귀에서 받아들인 평형감각 정보를 뇌로 전달하는 전정신경에 이상이 생기면 갑자기 심한 회전성 어지럼증이 나타난다. 구역·구토 증상과 함께 보행장애나 균형장애를 겪기도 한다.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심한 증상을 수시간에서 수일간 느끼는 환자도 있다. 증상이 심하다고 움직이지 않으면 회복이 늦어질 수 있어 적절한 시기에 병원을 찾아 재활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선욱 고려대 안암병원 신경과 교수는 “갑자기 심한 어지럼증이 생기면 빈혈이나 피로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전정신경염처럼 평형감각을 담당하는 신경계의 이상이 원인일 수 있다”며 “어지럼증이 오랫동안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심하다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극심한 어지럼증이 생겼을 때 의심해볼 수 있는 응급 질환 중 하나는 뇌졸중이다. 뇌혈관이 갑자기 막히거나 터져 발생한다. 어지럼증과 함께 한쪽 팔다리 힘이 빠지거나 물체가 두 개로 보이는 복시 증상을 경험할 수 있다. 말이 갑자기 어눌해지고 제대로 걷는 게 힘들 정도로 심한 균형장애를 호소하기도 한다. 특별한 마비 증상 없이 심한 어지럼증과 보행장애만 나타나는 환자도 많다.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극심한 두통을 호소하는 환자도 있다. 이런 증상이 갑자기 생겼다면 바로 119에 신고해 병원을 찾아야 한다.

뇌졸중의 80%가량은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이다. 혈관을 얼마나 빠르게 개통하는지에 따라 환자 생존율과 후유장애 정도 등이 달라질 수 있다. 치료할 땐 혈전을 녹이는 시술을 해야 하는데 증상 발생 후 4시간 30분이 골든타임이다. 병원 도착까지 걸리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국내 뇌졸중 환자 중 증상이 나타난 뒤 3시간 안에 병원에 도착하는 비율은 30% 정도다. 그만큼 많은 환자가 제때 병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차재관 대한뇌졸중학회 회장은 “갑작스러운 얼굴 마비나 팔다리 마비, 언어장애가 나타나면 즉시 119에 신고해 신속하게 치료받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