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속뜻은 AI도 모른다"…의도 파악은 결국 관리자 몫 [글로벌인재포럼 2026]
"인공지능(AI) 시대의 인재는 무엇을 맡기고 무엇을 책임질지 정하는 사람입니다. AI 시대의 미들 매니저(중간 관리자)는 의도를 설계하고 그 결과에 책임을 지는 사람입니다."

기업에서 AI 전략과 디지털 혁신을 담당하는 전문가들은 5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서울에서 열린 '글로벌인재포럼 2026'에서 관리자의 역할을 책임, 판단, 검증에서 찾았다. 에이전트 AI가 복잡한 협업 프로세스까지 조율해내는 시대, 연사들은 "전통적인 조직 구조 내에서 중간 관리자가 AI에 의해 대체되진 않겠지만, 요구받는 역할은 크게 달라지고 있다"고 짚었다.

김준환 신한금융지주 AX디지털 상무는 "관리자의 본질은 의도(intent)의 중계"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를 사장의 지시를 전달하는 팀장의 이야기로 쉽게 풀어냈다. '매출을 1% 늘려라'라는 사장의 지시가 내려오면, 팀장은 이를 팀원들에게 그대로 전하지 않고 어떤 고객층을 타깃으로 할지 등을 결정해 전달한다. 팀원들의 보고를 사장에게 올릴 때도 맥락을 덧붙이기 마련이다.

김 상무는 "AI에게 PPT 작성이나 코딩을 맡길 때도 의도와 똑같은 게 나오진 않아 다시 시키는 경우가 많지 않나"라며 "AI는 지시는 받지만 (안에 담긴) 의도는 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에이전트가 아무리 똑똑해져도 조직이 원하는 의도를 명확히 만들고 전달하는 일은 사라지지 않는다"면서 "업무 배분, 모니터링, 결과 취합은 AI 에이전트가 점점 더 잘하게 되지만 관리자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묻고, 어디까지 맡길지 정하고, 결과가 원래 의도에 맞는지 확인하는 사람으로 남는다"고 강조했다.

김유철 LG AI연구원 전략부문장은 '지능은 확장되지만 책임은 확장되지 않는다'는 글로벌 컨설팅펌 엑센츄어의 보고서를 인용했다. 김 부문장은 "에이전트에 무엇을 맡기고 어디서 사람이 개입할지 경계를 설계하고, 조직의 우선순위를 정하며, 구성원의 성장을 이끄는 리더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며 "AI가 만들어낸 결과물을 검증하고 기준을 설계하는 게 관리자의 핵심 역할"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테크기업 아마존웹서비스(AWS)에서 아시아태평양·일본·중국 지역 스페셜리스트 세일즈 및 비즈니스 개발 관련 팀을 이끄는 마크 루이스 디렉터는 "관리자는 업무를 감독하는 데서 사람과 AI 에이전트로 구성된 팀을 이끄는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짚었다. 특히 그는 직원이 안전하게 실험할 수 있는 문화가 조성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유와 도구를 주고, 결과뿐 아니라 실험적이고 대담한 시도 자체를 인정하고 보상하는 체계를 만들어야 사람이 AI를 받아들이는 속도가 빨라진다는 취지다.

송은경 배태웅 기자 nor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