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인재포럼 2026’ 둘째 날인 5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서울에서 열린 B-2세션에서 (왼쪽부터) 김승일 모두의연구소 대표, 강경욱 전주 효림초등학교 교사, 유주연 서울교육청 학생역량 혁신교육과 장학사가 ‘교실의 변화, 함께 만드는 미래’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2026.11.5. 김범준 기자
‘글로벌인재포럼 2026’ 둘째 날인 5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서울에서 열린 B-2세션에서 (왼쪽부터) 김승일 모두의연구소 대표, 강경욱 전주 효림초등학교 교사, 유주연 서울교육청 학생역량 혁신교육과 장학사가 ‘교실의 변화, 함께 만드는 미래’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2026.11.5. 김범준 기자
인공지능(AI)이 교실에 들어온 이상 이를 막기보다 평가 방식과 교사의 역할을 바꿔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학생의 글이 AI 결과물인지 판별하기 어려워진 만큼 사고 과정을 직접 확인하는 평가를 늘리고, 교사는 AI 결과물을 검수하며 수업을 설계하고 판단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5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서울에서 열린 ‘글로벌인재포럼 2026’의 '교실의 변화, 함께 만드는 미래' 세션에서 유주연 서울시교육청 장학사는 AI 활용을 막을 수 없는 만큼 학생과 교사의 정당한 활용 범위를 어떻게 정할지가 과제라고 짚었다. 유 장학사는 현행 수행평가 관리 방안의 한계부터 지적했다. 그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었지만 판별의 어려움이 그대로 남아 있고, 판단의 부담은 교사 개인에게 쏠린다"고 말했다.

AI 탐지 도구도 오류 가능성이 있어 결과를 신중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질의응답에서 글로 쓰는 평가만으로는 학생 본인의 사고 결과물인지 확인하기 어렵다며 교사와의 구술평가 비중을 높이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교사의 AI 활용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장학사는 "어디까지가 업무를 돕는 정당한 활용이고, 어디부터가 교사의 판단과 책임을 대신하는 것인지 물어야 한다"며 "교사가 AI를 어떻게 썼는지, 어디까지 맡겼는지를 학생과 학부모에게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지가 교육 공동체의 신뢰를 지키는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강경욱 전주 효림초 교사는 현장의 사례를 소개했다. 16년차 교사인 그는 AI를 사용해 올해 교육과정을 반영한 영어 동화 100권을 5단계로 나눠 500개 이야기를 만들었다. 학생들은 매일 아침 15분씩 자기 수준에 맞는 책을 소리 내어 읽고, AI는 발음을 실시간으로 분석한다. AI는 교사를 대체하는 도구가 아니라, 교사가 학생과 더 깊이 눈을 맞출 시간을 벌어주는 조력자라는 게 그의 의견이다.

강 교사는 이렇게 절약한 시간을 도움이 필요한 학생을 직접 지도하는 데 쓴다고 했다. 그는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도움이 필요한 아이에게 시간을 내 닿기가 쉽지 않았지만 AI를 활용하면서 도움이 필요한 아이의 옆에 머물면서 피드백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사는 만드는 사람에서 설계하는 사람으로, 하나하나 찾아가며 채점을 하는 사람에서 판단을 내리는 사람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평균적 인간'은 AI로 대체…문제 직면하고 질문하는 교육해야" [글로벌인재포럼 2026]
김승일 모두의연구소 대표는 '평균적 인간'은 AI로 대체될 수밖에 없다며 문제를 직접 마주하고 질문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두가 하는 평균적인 것은 AI가 무조건 잘하게 되어 있다"며 "만드는 건 AI 덕분에 점점 쉬워지지만, 그걸 현실 세계로 끄집어내는 게 과제"라고 말했다.

김 대표가 제시한 해답은 '데이터 너머의 인간'을 기르는 교육이다. 남이 만든 문제를 푸는 데 그치지 않고, 자기 관심사에서 출발한 문제를 직접 실행하며 해답을 찾는 사람이다. 이 과정을 거쳐 세상에 새로운 데이터를 남기는 사람으로 성장한다는 것이다.

그는 모두의연구소가 진행하는 연세대 AX 캠프를 사례로 들었다. 학생들이 수업에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SNS 계정을 만드는 것이다. AI로 영상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직접 올려 팔로워를 늘려본다. 시뮬레이션이 아니라 실제 사업자등록증을 내고 100원이라도 벌어보며 문제 해결 경험을 쌓는다. 김 대표는 "자기 나다움을 가지고 표현하되, 능동적인 시도를 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점점 살려나가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시대에도 기초 교육이 중요하다는 데에는 의견이 모였다. 강 교사는 “AI를 아예 못 쓰게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도 초등학생에게는 기초 지식과 종이책 필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김 대표도 "지식이 필요 없는 시대는 아니다"라며 "어릴 때 지식을 많이 가르치고 뒤로 갈수록 창의력 교육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