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 국가유산청 제공
한지. 국가유산청 제공
한국 전통 종이인 한지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될 전망이다.

국가유산청은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 산하 평가기구가 '한지 제작의 전통 지식과 기술 및 문화적 실천'을 대표목록에 올리라고 권고했다고 5일 밝혔다. 최종 결정은 오는 30일 중국 샤먼에서 개막하는 무형유산위원회가 내린다. 평가기구가 이번에 심사한 59건 가운데 56건이 등재, 3건이 정보 보완(등재 보류) 권고를 받았다.

한국의 인류무형유산은 현재 23건이다. 가장 최근인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는 2024년 11월 등재 권고를 받고 다음달 등재가 확정됐다. 한지가 같은 길을 밟으면 24건이 된다. 전통 종이 중 중국 선지(2009년)와 일본 화지(2014년)는 이미 목록에 올라 있다.

한지는 닥나무 껍질과 닥풀, 잿물 같은 천연 재료로 만든다. 핵심 기술은 '외발뜨기'다. 닥섬유와 닥풀을 푼 물을 대나무 발로 떠올린 뒤 앞뒤와 좌우로 흔들어 섬유를 고르게 엮는다.

자연 재료를 써 섬유가 덜 상하는 덕에 얇아도 질기고 오래간다. 고려 때 이미 중국에서 '고려지'(高麗紙)라는 이름으로 최고 대접을 받았다. 만드는 데 기술과 노력이 필요해 '백 번 손이 가는 종이'라는 별명도 있다.
한지. 국가유산청 제공
한지. 국가유산청 제공
나라가 인정한 장인인 국가무형유산 한지장 보유자는 홍춘수·김삼식·신현세·안치용 4명이다. 제작은 장인 혼자 하지 않는다. 손이 많이 가는 공정에는 마을 주민들이 품앗이로 참여한다. 평가기구는 결정문 초안에서 "이런 공동 작업이 기술 전승과 공동체 정체성을 지탱한다"고 봤다.

같은 심사에서 북한이 2024년 3월 단독 신청한 태권도도 등재 권고를 받았다. 한국도 올해 3월 신청서를 내고 남북 공동 등재를 추진했지만 사실상 어려워졌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아쉽지만 먼저 등재하거나 신청했다고 배타적 권리가 생기는 건 아닌 만큼, 단독 등재나 확장 등재를 끝까지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확장 등재는 이미 오른 종목에 신청국 유산을 더하는 방식으로, 공동 등재처럼 당사국 동의가 있어야 한다.

등재 종목이 많은 나라는 2년에 한 건만 단독 등재할 수 있다. 한국의 다음 차례는 2028년 12월 결정되는 '인삼문화'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