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흑인 女주지사·제주 고씨 하원의원 탄생 > 3일(현지시간) 미국 중간선거에서 승리한 민주당 당선인들이 지지자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미국 최초의 흑인 여성 주지사로 당선된 키샤 랜스 보텀스 조지아주 주지사 당선인(왼쪽)과 한국계 댄 고 매사추세츠주 하원의원 당선인.  /AP연합뉴스·연합뉴스
< 첫 흑인 女주지사·제주 고씨 하원의원 탄생 > 3일(현지시간) 미국 중간선거에서 승리한 민주당 당선인들이 지지자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미국 최초의 흑인 여성 주지사로 당선된 키샤 랜스 보텀스 조지아주 주지사 당선인(왼쪽)과 한국계 댄 고 매사추세츠주 하원의원 당선인. /AP연합뉴스·연합뉴스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상·하원 동시 탈환이 예측되자 국제 정세가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전쟁 예산을 둘러싼 의회 견제가 강해지고 우크라이나·이스라엘 지원 정책이 조정 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수세를 만회하기 위해 해외에서 더 과감한 행동을 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트럼프, “선거 패배는 이란 때문”

4일 로이터통신 등은 “중간선거를 통해 미국 유권자가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과 관세 정책에 제동을 걸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패인에 대해 “일부는 이란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민주당이 대외 정책과 관련해 받아들이기 어려운 법안을 보내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존 외교 노선 수정을 거부하겠다는 뜻이다.

민주당이 확보하는 견제 수단은 예산과 감독권이다. 상·하원 상임위원회를 통해 전쟁 비용과 작전 목표, 무기 이전의 적법성을 따져 묻고 행정부 인사를 청문회에 부를 수 있다. 상원에서는 주요 외교·안보 인사 인준을 견제할 수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뒤집으려면 상·하원에서 각각 3분의 2 찬성이 필요해 민주당 단독으로 불가능하다. 외교 협상과 군사작전에서도 행정부 재량이 크다.

◇이란 전쟁이 첫 번째 시험대

우선 이란 전쟁과 관련해 민주당은 추가 전쟁 예산에 조건을 붙이거나 자금 배정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압박할 수 있다. 마이클 오핸론 브루킹스연구소 외교정책 연구책임자는 “자금 지원을 거부해 대규모 확전을 막을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선거 결과로 미국과 이란의 협상 여건이 복잡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의 자국 내 기반이 약해졌다고 판단해 양보를 늦출 수 있다. 선거 부담이 사라진 트럼프 행정부에선 이란 공격을 강화해 뚜렷한 전쟁 성과를 내려고 할 가능성이 있다.

새로 구성된 의회 임기가 내년 1월 3일 시작한다는 점도 변수다.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바버라 슬래빈 특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의회 출범 전 기간을 활용해 이란에 새로운 군사행동을 벌이려는 유혹을 느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지원에 변화가 생길 여지도 커졌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는 민주당이 양원을 장악하면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법안을 의제로 올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해도 민주당이 공화당 일부를 설득해 재의결에 필요한 표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해득실 따지는 中·日

중국은 미·중 관계에 미칠 영향을 계산하는 데 분주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가 약해지더라도 미국의 대중 견제 정책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국 내 분위기다. 천둥샤오 상하이국제문제연구원장은 “중간선거가 의회 권력 구도를 바꿀 수 있지만 미·중 관계에 반드시 중대한 충격을 주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의회의 견제가 트럼프 대통령의 국내 정책 추진을 어렵게 하겠지만 외교 정책에서는 대통령 재량권이 상당 부분 유지된다는 설명이다.

일본도 외교·안보와 경제에 미칠 파장을 주시하고 있다. 자국 내 정책 추진에 제동이 걸린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 성과를 내기 위해 동맹국 압박을 강화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일본 총리관저 고위 관계자는 “의회가 움직이지 않으면 외교·안보 등 다른 분야에서 에너지를 폭발시키지 않겠냐”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베이징=김은정 특파원/도쿄=최만수 특파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