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삼일 한국은행 팀장
오삼일 한국은행 팀장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일을 빨리 끝낼 수 있게 되면서 1주일에 반나절씩 시간이 남지만, 정작 생산성 향상 효과는 미미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조직과 인센티브 구조는 바뀌지 않아 AI가 가져온 업무 효율 향상이 생산성 증대 대신 근로자의 여가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4일 ‘글로벌인재포럼 2026’의 ‘AI 시대, 한국 노동시장은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를 주제로 한 특별세션에서 오삼일 한국은행 조사국 팀장은 “지난해 근로자 5500여 명을 조사한 결과 AI 활용으로 업무시간이 평균 3.8% 단축됐다”며 “주 40시간 근로자라면 1주일에 약 1.5시간을 아낀 셈”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조사에서는 업무시간 절감 효과가 작년보다 두 배 이상 커졌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렇게 아낀 시간이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 팀장은 “개별 업무를 빨리 끝내도 다른 업무에서 시간이 지체되면 전체 생산성은 달라지지 않는다”며 “업무를 더 많이 처리해도 임금은 그대로여서 근로자가 굳이 생산성을 높일 유인도 적다”고 말했다.

AI가 청년 일자리를 위협할 가능성도 거론됐다. 시니어가 AI를 활용해 신입사원의 업무를 해결할 수 있어 채용 유인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한요셉 KDI 팀장
한요셉 KDI 팀장
한요셉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육·노동혁신연구팀장은 “한국은 경직적인 노동시장인 만큼 어떤 충격이 오더라도 청년 고용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지운 한국직업능력연구원 데이터분석·성과확산센터장은 “일하면서 배우는 측면이 큰데 청년들은 일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있다”며 “청년들이 첫 경력을 쌓을 수 있도록 일 경험과 초급 직무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