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매출 1위 의약품인 ‘키트루다’의 2028년 특허 만료를 앞두고 바이오시밀러(복제약) 개발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초기 시장 진입에 성공하면 수조원대 매출을 기대할 수 있어 대형 바이오시밀러 기업이 허가 신청과 임상시험에 속도를 내고 있다.
◇42조 시장 겨냥한 선점 경쟁
4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개발사가 잇달아 미국 허가 절차에 들어갔다. 독일 포미콘은 지난달 13일 자사의 ‘FYB206’ 허가 신청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심사 대상으로 접수됐다고 발표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보름여 뒤인 지난달 29일 ‘SB27’의 미국 허가를 신청했다. 두 회사는 내년 3~4분기 FDA 허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셀트리온의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인 ‘CT-P51’은 국내 품목허가를 신청했고 미국에서는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스위스 산도스와 중국 바이오테라도 임상 요건 완화에 맞춰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미국 MSD의 면역항암제인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는 지난해 글로벌 매출 316억8000만달러(약 42조원)를 기록했다. 환자의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돕는 항암제로 3년 연속 매출 1위를 지켰다. 특정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대신 여러 암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면역 회피 작용을 막기 때문에 다양한 암 치료에 사용된다.
키트루다는 전체 매출의 약 60%가 미국에서 발생한다. FDA로부터 폐암, 흑색종 등 19개 암종에 걸쳐 45개 넘는 세부 치료 용도를 허가받았다. 미국에서 키트루다의 핵심 물질특허는 2028년 12월 만료될 예정이다.
◇3상 생략·축소…개발전략 갈려
최근 바이오시밀러 허가 요건 완화에 발맞춰 기업들의 임상 개발 전략은 엇갈리고 있다.
FDA는 지난해 10월 분석·약동학(PK) 자료 등으로 동등성을 충분히 입증할 수 있는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비교 유효성 임상 3상 부담을 줄여주는 가이드라인 초안을 발표했다. 그동안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과 치료 효과가 동등한지 확인하기 위해 수백 명 규모의 임상 3상을 진행했다. 살아 있는 세포를 이용해 제조하는 바이오의약품은 구조가 복잡해 합성의약품 복제약과 달리 오리지널을 100% 복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포미콘은 3상 없이 PK 시험과 분석 자료로 FDA 허가를 신청해 가장 먼저 심사대에 올랐다. 스위스 산도스와 중국 바이오테라는 규제 변화를 이유로 진행 중이던 비교 임상 계획을 조정했다. 셀트리온은 기존 미국 3상 환자 수를 606명에서 220명으로 줄였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들과 달리 14개국 555명을 대상으로 한 3상에서 오리지널 의약품과의 동등성을 확인한 뒤 FDA에 허가를 신청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더 많은 임상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상업화 이후 경쟁력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MSD, 피하주사로 시장 방어
MSD는 기존 정맥주사(IV) 처방을 투여가 편리한 피하주사(SC) 제형으로 전환해 매출을 방어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국내 바이오 기업 알테오젠의 ALT-B4 기술을 적용한 ‘키트루다 큐렉스’는 펨브롤리주맙에 약물의 피하 투여를 돕는 효소를 함께 넣은 제품이다. MSD가 공시한 큐렉스의 미국 주요 특허 만료 예정 시점은 2043년이다.
키트루다 외에 다른 블록버스터 바이오의약품도 줄줄이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다. BMS의 면역항암제 ‘옵디보’(지난해 매출 100억4900만달러)는 2028년 미국 핵심 특허가 만료된다. 존슨앤드존슨(J&J)의 다발성골수종 치료제 ‘다잘렉스’(143억5000만달러) 역시 2027~2029년께, 사노피의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듀피젠트’(157억1400만유로)는 2031년 독점권 상실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