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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과감히 줄이자, AI도 인재로 봐야”, 교수들이 본 대학 미래는
글로벌인재포럼 2026
"AI 의존 안하는 인재가 AI 잘 다뤄"
韓, 1인당 고등교육비 OECD 평균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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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 연세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는 4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서울에서 열린 ‘글로벌인재포럼 2026’에서 대학 변화를 촉구하며 이렇게 말했다. AI가 대학의 역할이었던 '지식 전달', '표준 인재 양성 기능'을 빠르게 대체하는 만큼 대학의 교육 방식과 역할도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허 교수는 이날 '지식 대체의 시대, 대학 고유의 가치'를 주제로 열린 기조세션에서 “AI 시대에는 높은 수준의 지식과 내용을 언제 어디서나 접근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며 선제적인 대학 규모 축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대학이 담당하는 표준적 인재 양성의 역할을 AI가 상당수 대체 가능한 시대가 왔다는 것이다.
대신 허 교수는 AI 시대에 문제정의, 목표설정, 검증과 판단 등 고차원적인 능력이 더욱 중요해진다고 내다봤다. 이런 능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AI에 의존하지 않는 본질적인 학습이 더욱 중요하다는 게 허 교수의 지론이다.
이런 주장은 통계로도 뒷받침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 19일 발표한 한국의 고등교육 이수율은 71.1%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학생 1인당 고등교육 비용은 1만6479달러로 OECD 평균인 2만2878달러를 밑돌았다. 고등교육 투자 규모는 크지만 정작 학생 개개인데 대한 투자 수준은 글로벌 평균보다 떨어진다는 것이다.
허 교수는 “좋은 질문을 만드는 능력과 비판적 사고를 통해 피드백을 줄 수 있는 역량 등 본질적인 전문성이 더 필요한 상황이 됐다”며 “이를 위해선 대학 규모 축소는 물론 교육 시스템 개혁과 재투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조 교수는 인재를 인간인재(Human Talent), 합성인재(Synthetic Talent), 혼성인재(Hybrid Talent)로 나누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했다. 기존의 인간 중심 인재에 더해 AI라는 인공적 주체가 지닌 역량과 인간·AI의 상호작용으로 창출되는 역량까지 인재의 범주에 포함해야 한다는 취지다.
조 교수는 “이미 AI가 노벨상까지 탄 시대에 인재를 전통적 개념으로 국한할 필요가 사라졌다"며 “인재란 앞으로 기술적·사회적·제도적 맥락 안에서 비범한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존재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AI의 역량을 검증하고 통제하는 것도 대학의 새로운 역할로 제시했다. 학생이 AI와 함께 사고·협업하는 존재로 양성하면서 동시에 AI가 인간 윤리에 어긋난 판단을 하지 않도록 감수·인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학의 평가체계도 전면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학기말에 학생이 직접 질문을 만들게 하고, 이를 AI에 입력했을 때 똑같은 질문이 나오면 감점을 주고 있다"며 "이미 직업 현장이 바뀌었는데 교육 현장이 낡은 커리큘럼을 유지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권흥순 대전테크노파크 대전앵커센터장도 대학 교육에서 질문과 판단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센터장은 “답의 비용이 0에 가까워질수록 질문은 더 비싸진다”며 “AI의 첫 답은 종착점이 아니라 첫 번째 반론의 대상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를 정의하고 불확실성을 견디고 다른 사람과 협력하고 실패한 판단을 수정하고 결과에 책임지는 능력은 단순히 정상의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는 생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