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 KLPGA 제공
박성현. KLPGA 제공
‘남달라’ 박성현(33)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국내 무대 복귀를 향한 첫 관문을 무사히 통과했다. 벼랑 끝에서 선택한 시드전에서 전성기 시절의 폭발력을 재현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박성현은 4일 전남 무안CC 서·남코스(파72)에서 열린 ‘KLPGA 2027 정규투어 시드 순위전’ 예선 A조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쓸어 담으며 8언더파 64타를 쳤다. 최종 합계 7언더파 137타를 적어낸 박성현은 A조 14위에 이름을 올리며, 상위 33명에게 주어지는 본선행 티켓을 여유 있게 거머쥐었다.

올해 예선전에는 총 349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3개 조로 나뉘어 치러지며 A·B조(각 115명)는 33위까지, C조(119명)는 34위까지 본선에 진출한다. 예선을 통과한 100명은 정규투어 상금랭킹 60~80위, 드림(2부)투어 상금랭킹 16~20위, 인터내셔널 퀄리파잉 토너먼트(IQT) 2~8위 등 예선 면제자들과 함께 오는 10일부터 나흘간 같은 장소에서 최종 본선을 치른다. 이 레이스에서 살아남은 상위 25명 안팎의 선수만이 내년 시즌 KLPGA 정규투어 출전권을 얻는다.

박성현의 시드전 출전은 그 자체로 골프계의 큰 화제였다. 2014년 정규투어에 데뷔해 국내 통산 10승을 거둔 그는 2017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진출, 첫해부터 신인왕과 상금왕, 올해의 선수상을 석권한 '월드 클래스'다. 3년간 메이저 2승을 포함해 7승을 올렸고, 세계랭킹 1위에도 군림했다.

하지만 부상이 뼈아팠다. 2019년 하반기 어깨 부상을 당하며 긴 슬럼프에 빠졌고, 손목 부상까지 겹쳐 2024년에는 1년짜리 병가를 내야만 했다. 지난해 복귀해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으나 부진이 이어지며 끝내 LPGA 투어 시드를 잃었다.

이후 LPGA 2부인 엡손 투어를 주 무대로 뛰며 재기를 모색하던 박성현은 내년 시즌을 앞두고 KLPGA 시드전 출전이라는 결단을 내렸다. 자칫 커리어에 흠집이 날 수도 있는 험로지만, 바닥에서부터 다시 시작해 선수 생활을 이어가겠다는 본인의 의지가 확고했다.

주변의 우려를 딛고 압박감을 이겨낸 박성현은 “샷감이 워낙 좋아 남코스에서 충분히 타수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며 “마지막 홀까지 차분하게 경기에 집중하려 했고, 퍼팅도 잘 따라줘 좋은 스코어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이어 “많은 분의 응원 덕분에 예선전을 좋은 결과로 마칠 수 있어 기쁘다”며 “본선에서도 최선을 다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