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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발 '노동 해방'…월급 아닌 유희 위해 일하는 삶 온다" [글로벌인재포럼 2026]
4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서울에서 열린 '글로벌인재포럼 2026' 특별대담 연사로 참여한 닉 보스트롬 거시전략연구이니셔티브 창립자 겸 수석연구원은 "인공지능(AI)이 머지않아 인간의 노동을 거의 대체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보스트롬은 AI 분야에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로 인정받는 <슈퍼인텔리전스>(2014)의 저자다.
AI의 발전으로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으나 보스트롬이 전망하는 미래는 오히려 낙관적이다. AI가 노동으로부터 인류를 해방시키면 인간은 생계를 위한 하루하루가 아니라 오롯이 즐기기 위한 삶을 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보스트롬은 'AI 시대 철학이 말하는 인재의 가치'를 주제로 김재인 경희대 비교문화연구소 교수와 대담에 나섰다.
○노동 해방의 시대가 온다
AI가 가장 먼저 대체할 수 있는 영역은 고학력자와 화이트칼라의 일자리다. 보스트롬은 "과거 영국 옥스포드대 연구소에서 일할 때 뛰어난 조교들의 도움을 받았지만 이젠 필요 없어졌다"며 "조교 여러 명이 1~2주 걸려 해주는 일을 AI는 단 5분만에, 시간과 장소 관계 없이 해결해준다"고 말했다. 이어 "인간의 육체 노동을 보조한 과거의 기술 발전과 달리 앞으로 AI는 대학 교육을 받은 화이트칼라 직종부터 침투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로봇 등 피지컬 AI가 무서운 속도로 발달하며 블루칼라를 대체하는 것도 시간 문제라고 봤다. 보스트롬은 "초인공지능(ASI)이 직접 개발한 로봇이 물리적인 작업까지 수행하는 등 몇년 안에 기계가 인간의 정신적 작업부터 신체적 노동 전반을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AI가 대체할 수 있는 직급은 가장 아래부터 위까지 광범위하다. 김 교수는 "과거엔 실력이 부족한 신입사원도 조직에 속해 일을 배워 가며 성장할 수 있었으나, 이젠 AI가 그 자리를 대체하면서 성장의 사다리가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스트롬은 "사다리 윗부분에 올라가 있는 조직 관리자의 자리도 AI가 얼마든지 대체할 수 있다"며 "노동과 인간의 역할을 바라보는 아예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제 정의'는 AI가 대체 못해
두 사람은 생산적인 근로자를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춰 온 기존 교육 체계를 뒤집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보스트롬은 "미래 교육의 목표는 여가를 현명하게 보내기 위해 필요한 안목을 기르는 것으로 잡아야 한다"며 "예술과 취미를 즐기고 스스로 다양한 호기심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어떻게 하면 즐겁고 올바르게 살 수 있는지 고민하는 법을 교육해야 한다는 뜻이다. 김 교수는 "영국의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이 쓴 '게으름에 대한 찬양'에서도 노동만 미덕이 아니라고 했다"고 덧붙였다.AI 시대 교육은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스트롬은 "AI가 대체할 수 없는 건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 정의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능력"이라며 "능동적인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진취성과 추진력, 도덕성을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신연수/최한종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