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대한변호사협회가 법무부 앞에서 변호사 배출 수 감축 집회를 열고 있는 모습. 한경DB
지난 4월 대한변호사협회가 법무부 앞에서 변호사 배출 수 감축 집회를 열고 있는 모습. 한경DB
대한변호사협회가 교육부의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결원보충제 재연장 방침을 규탄하는 성명을 냈다.

대한변협은 4일 성명서를 통해 “오로지 대학의 재정 보전만을 위해 결원보충제를 거듭 연장하는 것은 더이상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다. 결원보충제란 로스쿨에 결원이 생기면 이듬해 정원 외로 신입생을 더 뽑는 제도다. 교육부는 지난달 26일 2026학년도까지만 적용되는 결원보충제의 유효기간을 2029학년도로 3년 연장하는 방안을 입법예고했다.

결원보충제는 로스쿨 출범 초기 학교의 재정 부담과 사법시험 병존에 따른 학생 이탈에 대응하기 위해 2010~2013학년도에 한해 도입됐다. 그러나 사실상 상설화된 제도로 바뀌었다. 그동안 다섯차례 연장이 이뤄졌고, 현재 여섯번째 연장이 추진되고 있다. 대학들은 재정 수입 보전을 위해 결원보충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변호사 업계는 로스쿨이 결원을 정원 외 신입생으로 계속 채우면서 편입학 제도가 사문화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는 학생들의 부담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한변협은 “학교를 옮기려는 학생들이 편입학을 이용하지 못해 법학적성시험과 입학전형을 다시 치러야 한다”며 “신입학으로 인해 1년치 등록금까지 추가로 부담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고 말했다.

결원보충제로 인해 로스쿨의 부실한 교육체계 고착화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학생 이탈이 발생한 로스쿨이 교육의 질을 높이려 하기보다, 결원보충제를 통한 손쉬운 충원에 안주할 수 있다는 게 대한변협 측 주장이다. 이는 로스쿨 간 경쟁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대한변협이 이 제도에 반대하는 근본적 이유는 법조시장이 포화에 이르렀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한변협에 따르면 국내 인구 대비 연간 변호사 자격시험 합격자 수는 일본의 3배에 달한다. 법률 분야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라 청년 변호사들의 취업 문턱이 높아지고, 법조계 양극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대한변협은 “이런 현실을 외면한 채 대학의 재정 보전만을 위해 정원 외 추가 선발을 계속 허용해선 안된다”며 “교육부가 이번 재연장 방침을 철회하고 결원보충제 폐지와 편입학·재입학 등 학사제도 정상화를 위한 실질적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