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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조 풀어 증시 살린다?"…개미 들썩이게 한 소문의 결말 [김익환의 부처 핸즈업]
"미래대응기금 30조로 증시 방어"…투자자 울린 '황당 루머'
코스피 지지부진해지자
미래대응기금 증시 부양설 확산
기획예산처 "사실무근" 진화
코스피 지지부진해지자
미래대응기금 증시 부양설 확산
기획예산처 "사실무근" 진화
지난 3일. 투자자들 사이에서 이 같은 속칭 '찌라시'가 확산했다. '반도체 초호황'을 누리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내는 세금을 재원 삼아 내년 신설되는 미래대응기금 일부를 국내 증시에 투입한다는 내용이다. 주식에 물린 개인투자자의 기대를 자극하는 소식인 만큼 빠르게 퍼졌다.
하지만 미래대응기금 주무 부처인 기획예산처는 해당 소문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기금의 설립 목적과 운용 구조를 살펴보면 수십조원을 증시 방어에 동원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래대응기금의 여윳돈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일부를 주식에 투자할 가능성은 있다. 정부도 주식과 채권 등 다양한 금융자산에 분산 투자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다만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자산 운용과 주가를 방어하기 위한 정책적 매수는 성격이 다르다. 특히 국내 증시에 수십조원을 집중적으로 투입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가 편성한 내년 미래대응기금 규모는 162조3000억원이다. 소문에 등장한 30조원은 전체 기금의 18.5%에 해당한다.
기금에서 매년 지출해야 하는 사업이 적지 않은 것도 주식 투자를 가로막는 요인이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내년 미래대응기금의 4대 사업계정에 편성된 사업비 45조3625억원 가운데 46.7%인 21조1973억원이 매년 반복적인 지출을 수반하는 사업이다. 아동기본수당과 청년미래적금 지원처럼 한 번 시작하면 중간에 지출을 중단하기 어려운 의무지출이 대표적이다. 사업비를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만큼 기금 여유자금을 주식을 비롯한 위험자산에 묶어두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문대로 30조원을 국내 주식에 투자했다가 주가가 20% 하락하면 평가손실만 6조원에 달한다. 특히 경기 침체로 주가와 세수가 동시에 급락하면 정부는 재정지출이 필요한 시점에 주식을 손해 보고 처분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 재정 위기에 대비해 마련한 안전판이 오히려 재정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얘기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