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7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7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2일 국회에서 821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 나선 가운데 여야 반응이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연설 도중 30차례 박수를 보내며 호응했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규탄 시위와 침묵으로 항의의 뜻을 표출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이 대통령의 국회 도착에 맞춰 로텐더홀에서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의원들은 "나라 빚 외면 쌈짓돈 예산 미래 파괴 규탄한다", "재판 취소 위한 탄핵 추진 사법부 겁박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정부 예산안과 여권의 조희대 대법관 탄핵 추진을 비판했다. 조정식 국회의장이 이 대통령을 맞이하기 위해 나오자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의장은 대통령 하수인 아니다"라고 고성을 외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조 의장, 김민석 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등과 사전 환담을 마친 뒤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본회의장 중앙 통로에 도열해 이 대통령을 맞았다.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사법부 겁박 중단! 재판 독립 수호!", "1400조 나라 빚+162조 미래빚더미기금"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노트북에 붙인 채 침묵을 유지하며 이 대통령 입장을 지켜봤다.

연설 도중 이 대통령과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국채를 발행하긴 하지만 기존 국채를 상환해서 국채 순 증가분이 거의 없다"고 원고에 없던 발언을 하자 국민의힘 의석에서 탄식이 나왔다. 이에 이 대통령은 연설을 멈추고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말씀하실 게 있으면 하시라"며 "계속 더 듣고 하겠다"고 말했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재판 재개하라"고 외치자 이 대통령은 "자꾸 방해하는 얘기"라며 "특별한 의견 주시면 좋겠는데, 제가 계속해도 되겠습니까"라고 답하며 연설을 이어갔다.

약 27분간 이어진 연설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총 30차례 박수를 보냈다. 연설을 마친 이 대통령은 민주당 등 범여권 의원들과 차례로 악수했다.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이언주 민주당 의원 등은 이 대통령과 휴대전화로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연설이 끝나자 곧바로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다만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자리에 남아 이 대통령과 악수했다.

이에스더 기자 esth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