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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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빈 눈동자로 천장을 응시하는 어르신. 하루종일 침대에서 옴짝달싹하지 못하는 이들은 화장실에 가거나 씻는 일조차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오랜 시간 누워 지내다 보면 욕창이 생기기 쉽고, 배뇨 관리가 소홀해지면서 인생 말년을 고통에 시달린다. 지방 노인요양시설의 풍경은 이처럼 낯설고 당혹스럽다.

정부가 이들의 고통을 되레 키웠다는 분석이 나왔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최저임금이 급등하면서 노인요양시설의 간호사 고용이 2.1%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숙련도가 높은 간호사 비중이 줄면서 노인들의 요양시설 이용이 잦아졌고 진료비 부담도 커졌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3일 발표한 '노인요양시설의 숙련 간호인력 확충 효과와 정책 방향' 보고서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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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에 따르면 2018년 최저임금 인상으로 노인요양시설의 간호사 고용은 2.1% 감소한 반면 간호조무사 고용은 6.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간호인력에서 간호사가 차지하는 비중도 4.25%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단순한 전년 대비 고용 증감률이 아니라 최저임금 인상이 없었을 경우와 비교한 고용 변화의 추정치다.

2018년 최저임금은 시간당 6470원에서 7530원으로 16.4% 올랐다. 2015~2017년 연평균 인상률이 7% 안팎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인상 속도가 두 배 이상으로 빨라졌다. 이듬해인 2019년에도 최저임금은 10.9% 오르면서 2년 동안 29.1% 뛴 것이다.

급격한 인건비 상승은 노인요양시설의 고용 구조를 바꿔놨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입소자 30명 이상인 요양시설은 입소자 25명당 간호사 또는 간호조무사 1명 이상을 배치해야 한다. 두 직종을 구분하지 않고 인력 수만 규정한 것이다. 인건비 부담이 커진 시설은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은 간호조무사를 채용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줄였다.

간호사 고용을 줄이면서 노인 돌봄서비스의 질은 낮아졌다. KDI에 따르면 간호인력에서 간호사 비중이 10%포인트 높아지면 입소자의 건강보험 진료비가 7.7%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같은 조건에서 입소자의 전체 의료기관 내원일수는 0.33%, 입원일수는 0.49%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숙련된 간호인력이 많을수록 노인의 건강 상태를 면밀히 살피고 질환 악화를 예방해 불필요한 의료서비스 이용을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간호사 비중이 10%포인트 높아지면 욕창 의료서비스 이용은 0.1%, 요로감염 서비스 이용은 0.03% 감소한 것으로 추산했다. 인플루엔자와 폐렴 등 감염성 질환, 치매와 관련한 의료서비스 이용도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국내 요양시설의 간호인력 확보 수준은 열악했다. KDI가 인용한 2024년 연구에 따르면 간호사가 근무하는 노인요양시설은 전체의 24.7%에 불과했다. KDI는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를 구분하지 않는 현행 요양시설의 인력 배치 기준을 개선하고, 간호사 비중을 일정 수준 이상 확보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