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1028이형일 부총리-빙 리 블룸버그 아태 대표 커티시 면담-서울청사 (3)
261028이형일 부총리-빙 리 블룸버그 아태 대표 커티시 면담-서울청사 (3)
2010년 이스라엘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주가지수로 승격됐다. 하지만 지수 변경 과정에서 약 19억달러의 투자자금이 순유출되는 예상 밖의 결과가 나왔다. 세계은행 연구진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비중은 신흥국 지수에서 3.17%에 달했지만 선진국 지수에서는 0.37%에 그쳤다. 선진국 지위 확보가 반드시 투자자금 유입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 사례였다.

한국 정부가 세계 3대 글로벌 채권지수 중 하나인 블룸버그 종합채권지수에서 선진국 지위 확보에 나서면서 비슷한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한국 국채는 이미 이 지수에 편입된 만큼 여러 신흥국 국채지수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선진국으로 재분류되면 기존 기관투자가의 이탈을 부추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정부가 지수 변경에 따른 구체적 자금 순유입 효과를 제시하지 못하는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8일 빙 리(Bing Li) 블룸버그 아시아·태평양 지역 대표와 만나 한국 국채의 신흥국 분류를 재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블룸버그 종합채권지수는 WGBI, JP모간 채권지수와 함께 세계 3대 글로벌 채권지수로 꼽힌다. 한국 국채는 2002년부터 이 지수에 편입됐지만 국가 분류상 신흥국으로 취급받고 있다.

이 부총리는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을 선진국으로, 세계은행이 고소득국으로 분류하고 있는 데다 외국인 투자자의 한국 금융시장 접근성도 개선된 만큼 블룸버그의 국가 분류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국가 분류 과정에서 경제발전 수준뿐 아니라 외국인 투자자의 시장 접근성, 자본통제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하지만 블룸버그 지수에서 선진국으로 재분류되더라도 경제적 실익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한국 국채는 이미 2002년부터 블룸버그 글로벌 종합채권지수 신흥국으로 편입됐다. 선진국으로 재분류되더라도 WGBI 신규 편입처럼 지금 당장 유입 효과는 크지 않다. 노르웨이 국부펀드처럼 신흥국 국채를 투자 대상에서 제외하는 기관투자가의 매수 수요가 기대되지만 그 규모는 불확실하고 추산할 수도 없다. 재경부조차 선진국 재분류에 따른 구체적인 순유입 추정치를 제시하지 않았다.

반면 신흥국으로 재분류될 경우 되레 국내 채권시장에서 자금이 빠질 우려가 크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25년 11월 기준 블룸버그 신흥국 국채지수에서 한국의 비중은 8.66%에 달했다. 한국이 선진국으로 재분류돼 해당 지수에서 제외되면 이를 추종하는 펀드가 한국 국채를 매도하거나 보유 비중을 줄일 수 있다. 재경부가 국채 수급 개선과 조달금리 인하 등 실익보다는 선진국 지위 확보라는 상징성에만 매몰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