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상승에도 은행 순이자마진(NIM)이 일제히 하락했다. 예금 유치 경쟁에 불어난 정부 기관 출연금을 대출금리 산정에 반영하지 못하게 된 제도 변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포용금융 확대 전략이 은행 건전성뿐 아니라 수익성을 흔드는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순이자마진 하락 전환

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올 3분기 평균 NIM은 1.57%로 2분기보다 0.05%포인트 떨어졌다. 농협은행 하락 폭이 0.09%포인트로 가장 컸고, 우리(-0.08%포인트) 하나(-0.04%포인트) 신한(-0.03%포인트) 국민(-0.02%포인트)도 모두 내려갔다. 지방에 거점을 둔 은행도 마찬가지다. 부산·경남 전북·광주은행과 iM뱅크의 NIM은 직전 분기보다 0.03~0.07%포인트씩 하락했다.
'NIM'의 배신…금리 올라도 울상인 은행들
예금 금리 인상과 채권 발행금리 상승으로 자금 조달비용이 증가한 게 핵심 원인으로 꼽힌다. 수신금리 인상 경쟁이 잇따르면서 최고금리가 연 4%대인 정기예금(1년 만기)이 크게 늘었다. 1년 만기 은행채 금리도 연 4%를 넘나든다.

이 와중에 7월부터 정부 기관 출연금을 은행 대출금리 산정에 반영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은행법 개정안도 시행됐다. 포용금융 확대 과정에서 출연금을 늘린 은행들로선 예대마진 관리 부담이 더 커졌다는 의미다.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국내 20개 은행(국책은행 포함)이 올해 들어 9월까지 서민금융진흥원,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 등에 낸 출연금은 2조7454억원이다. 신용보증재단중앙회와 지역신용보증재단 상반기 출연금(6573억원)까지 합치면 총 3조4027억원을 부담했다.

이 추세라면 올해 출연금 규모가 4조원을 넘길 전망이다. 은행들은 3분기부터 7개 기관의 법정출연금을 대출금리 산정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불어난 출연금도 한몫

정부가 출연요율을 인상하면서 은행들은 더 많은 법정출연금을 부담하고 있다. 지난 4월 출연요율이 0.06%에서 0.1%로 뛴 서금원이 대표적이다. 은행권의 서금원 출연금은 2023년 1184억원에서 올해 1~9월 2344억원으로 두 배로 늘었다.

법정출연금과 별도로 내는 임의 출연금도 늘고 있다. 은행들은 올해 상반기에만 자영업자 등을 지원하기 위해 지역신보에 4594억원의 특별출연금을 냈다. 지난해 전체 특별출연금의 90%에 육박한다. 이 출연금은 대출금리 산정에 반영될 수는 있지만 저리 대출 보증에 활용되는 재원이기 때문에 예대마진 개선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게다가 포용금융 성적이 부진한 은행은 서금원 출연금을 더 내는 평가체계가 도입되면서 포용금융이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C등급 가운데 최하위 점수를 받으면 출연금이 기존보다 20% 늘어난다. 지난해 국내 은행권이 사회공헌활동에 쓴 금액은 총 2조1560억원으로 4년 연속 증가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포용금융으로 공급하는 대출은 연체 가능성이 비교적 높은 데다 일반 대출보다 금리가 낮다”며 “이자 마진 측면에선 기여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