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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하이트진로 '소맥캔' 만든다…주류업계 새 격전지로
선양이 연 소맥캔 시장, 하이트진로 가세
소맥은 국내에서 익숙한 음용 방식이지만 그동안 대형 주류업체들은 완제품 출시에 신중했다. 소주와 맥주를 각각 판매하던 수요가 소맥캔으로 옮겨가면 신제품 매출이 늘어도 기존 제품 판매는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두 주종을 모두 주력으로 삼는 업체일수록 신규 수요 확보와 기존 매출 잠식 가능성을 함께 따져야 했다.
선양 오크소맥은 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 등 편의점 4사에 입점했고, 출시 40일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 캔을 넘어섰고, 3개월 만에 200만 캔을 판매했다. 자체 주력 맥주 브랜드가 없는 선양소주는 기존 맥주 매출이 줄어드는 부담이 작고, 세븐브로이는 생산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 협업이었다. 지역 소주업체가 편의점 유통망을 통해 전국 소비자를 공략한 사례이기도 하다.
오비·롯데도 주시…줄어드는 술 시장 쟁탈전
반면 오비맥주는 지난 9월 말 알코올 도수 15도의 제로슈거 소주 ‘찰랑’을 출시하며 소주와 맥주를 함께 판매할 기반을 마련했다. 카스로 확보한 음식점·주점 영업망을 활용하는 전략이다. 지난달 27일 오비맥주가 밝힌 찰랑 취급 매장은 전국 2848곳으로, 출시 한 달 만에 3000곳에 육박했다. 카스에 경쟁사의 소주를 섞어 마시던 소비자가 카스와 찰랑을 함께 고르도록 유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경쟁이 확대되는 배경에는 기존 주류 시장의 위축이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희석식 소주 출고량은 79만3000kL로 전년보다 2.8% 줄었다. 2022년 86만2000kL에서 2023년 84만4000kL, 2024년 81만6000kL에 이어 3년 연속 감소했다. 지난해 맥주 출고량도 151만9000kL로 7.2% 줄었다.
소주 시장 점유율 하이트진로가 66.2%
기존 소주 시장의 경쟁 구도도 단단하다. 한국경제신문이 입수한 주류업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누적 판매량 기준 소주 시장 점유율은 하이트진로가 66.2%, 롯데칠성음료가 17.6%였다. 두 회사의 합계가 83.8%에 달한다. 무학은 6.0%, 선양소주는 2.6%였다. 후발 업체가 기존 병 소주만으로 전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쉽지 않은 구조다.소맥캔 경쟁은 지역 업체의 신제품 실험에서 대형사의 브랜드와 유통망이 맞붙는 구도로 확대될 전망이다. 선양소주가 전국 편의점을 통해 지역 기반을 넘어섰다면, 하이트진로는 소주 1위의 브랜드 경쟁력을 새로운 제품군으로 확장할 수 있다. 집이나 캠핑장에서 소주와 맥주를 따로 준비하지 않아도 되는 편의성을 앞세워 얼마나 새로운 수요를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소맥캔은 소비자에게 익숙한 소맥을 간편하게 즐기도록 만든 제품인 만큼 첫 구매를 유도하기는 상대적으로 쉽다"며 "기존 소주·맥주 소비를 옮겨오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음용 수요를 만들어낼 수 있느냐가 시장의 성장성을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