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6시50분께 김포공항역 9호선 플랫폼에서 시민들이 전철을 기다리고 있다. 수도권 전철 서해선 대곡~소사 구간이 지난 1일 개통하면서 김포공항역 전철역은 기존 5·9호선, 공항철도, 김포골드라인에 서해선까지 더한 ‘5중 환승역’이 됐다. 서울시는 앞으로 김포공항역 이용객이 40%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김대훈 기자
3일 오전 6시50분께 김포공항역 9호선 플랫폼에서 시민들이 전철을 기다리고 있다. 수도권 전철 서해선 대곡~소사 구간이 지난 1일 개통하면서 김포공항역 전철역은 기존 5·9호선, 공항철도, 김포골드라인에 서해선까지 더한 ‘5중 환승역’이 됐다. 서울시는 앞으로 김포공항역 이용객이 40%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김대훈 기자
정부가 경기 김포에 대규모 주택 공급을 예고하자 지역 주민의 걱정이 커졌습니다. 서울과 가까운 곳에 새집이 들어서지만 기존 주민들은 출퇴근길이 더 혼잡해질 수 있어서입니다. 김포골드라인 개통 이후에도 서울 지하철 5호선 연장을 기다려온 주민들에게는 주택 공급만큼 교통망 확충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4일 국토교통부와 김포시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29일 수도권 신규 공공택지 후보지로 김포아라를 선정했습니다. 고촌읍과 사우동 일원 약 365만㎡에 3만7000가구를 공급할 계획입니다. 이날 공개한 신규 후보지 6곳 가운데 가장 큰 규모입니다.

김포아라는 서울 강서구와 인접한 한강변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김포한강로와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 등을 이용할 수 있고, 인근에서는 서울 지하철 5호선 연장사업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한강시네폴리스 일반산업단지와 고촌 물류단지 등을 연계해 주거와 일자리가 결합한 생활권으로 조성할 방침입니다.

하지만 발표 이후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교통 여건을 걱정하는 글이 이어졌습니다. 김포신도시에 거주하는 40대 강씨는 "교통을 먼저 확충해줘야 하고 집을 짓던가”라며 “김포 입구부터 차가 엄청 막히고 지하철은 못 탈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다른 누리꾼은 "집만 짓지 말고 선교통·후입주를 해야 한다"며 철도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요구했습니다.

기존 한강신도시 주민들은 서울로 나가는 길목에 새 주거지가 생긴다는 점을 걱정합니다. 고촌 일대에 개발이 집중되면 김포 안쪽에서 서울로 이동하는 주민들이 같은 구간에서 더 많은 교통 수요와 마주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고촌 이후는 답이 안 나온다"는 반응과 함께 "제2한강로가 없으면 교통이 마비될 것"이라며 추가 도로 확충을 요구하는 글도 올라왔습니다. 한강신도시총연합회의 우려 역시 서울에 가까운 지역의 신규 개발이 기존 주민의 서울 진출을 더 어렵게 할 수 있다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풍무역세권에 들어서는 한 단지 모델하우스에서 방문객들이 단지 모형을 보고 있다. 사진=BS한양
풍무역세권에 들어서는 한 단지 모델하우스에서 방문객들이 단지 모형을 보고 있다. 사진=BS한양
김포의 교통 문제는 이번 발표 이전부터 이어져 왔습니다. 2019년 9월 김포골드라인이 개통하면서 주민들은 버스와 승용차 외에 철도라는 선택지를 얻게 됐습니다. 양촌에서 김포 주요 주거지를 거쳐 김포공항역까지 이동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한 편성이 2량인 경전철에 출퇴근 수요가 집중되면서 혼잡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서울 주요 업무지역으로 가려면 김포공항역에서 5·9호선이나 공항철도 등으로 다시 갈아타야 하는 부담도 있습니다. 열차 추가 투입과 배차간격 단축에도 주민들이 새로운 철도를 기다리는 배경입니다.

장기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열차가 2~3분 사이에 한 대씩 오지만 출퇴근 시간에는 붐비는 것은 맞다"고 설명했습니다.

주택 공급은 김포아라 외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포한강2 콤팩트시티가 추진되고 있고 풍무역세권 개발과 북변 일대 재개발도 진행 중입니다. 주민들이 개별 택지를 넘어 기존 개발사업까지 반영한 교통대책을 요구하는 이유입니다.

교통난을 덜 주요 대안으로는 서울 지하철 5호선 김포·검단 연장이 꼽힙니다. 서울 방화에서 인천 검단을 거쳐 김포까지 연결하는 사업으로 올해 3월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습니다. 개통하면 마곡과 여의도, 광화문 등으로 환승 없이 이동할 수 있어 골드라인에 집중된 서울행 수요를 분산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다만 기본계획 수립과 설계, 공사 등의 절차가 남았습니다. 새 주택의 입주와 철도 개통 사이에 얼마나 시차가 생길지가 중요한 변수입니다.
경기 김포시 운양동 한강신도시에 있는 한 아파트 전경. 사진=한경DB
경기 김포시 운양동 한강신도시에 있는 한 아파트 전경. 사진=한경DB
정부도 대응 방침을 밝혔습니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김포아라 입주 전에 5호선 연장사업이 완공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했습니다. 기본계획 수립에 속도를 내고 실시설계와 착공으로 이어지도록 돕겠다는 설명입니다.

김포시는 '선교통·후입주'를 요구하며 기존 5호선 연장사업이 신규택지 개발 때문에 지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9호선 김포 연장과 도로망 확충 등도 요청했습니다. 이들 요구가 향후 교통대책과 사업 일정에 어떻게 반영될지가 과제입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공급 대책에 대해 "주택공급을 확대하겠다는 정부정책의 방향성을 다시 확인한 것으로 봐도 무리가 없다"면서도 "시장안정 효과는 단기보다는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공급 발표부터 실제 입주까지 걸리는 시간을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한편 김포아라 개발은 주민 의견을 듣는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김포시는 오는 18일까지 공공주택지구 지정과 사업인정에 관한 의견을 받습니다. 김포시청과 고촌읍·사우동 행정복지센터에서 관련 자료를 열람하고 의견을 제출할 수 있습니다.

지난달 29일부터 사업 예정구역에서는 건축물 건축과 토지 형질변경, 토지 분할, 물건 적치, 수목 식재·벌목 등의 행위가 제한되고 있습니다. 사업은 내년 지구 지정을 거쳐 2029년 착공, 2035년 완료를 목표로 추진됩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