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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지을 곳이 또 어디 있다고"…주민들 '부글부글' [시장톡]
미사 1만2000·감일 6500가구 신규택지 후보지 발표
교통·녹지 변화 우려…"공급 효과는 장기적으로 봐야"
교통·녹지 변화 우려…"공급 효과는 장기적으로 봐야"
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수도권 신규 공공택지 후보지 6곳에 총 7만6700가구를 공급하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하남에서는 '하남미사 K-컬처' 1만2000가구와 '하남감일2' 6500가구 등 1만8500가구가 포함됐습니다.
앞서 발표한 3곳의 2만7200가구를 합치면 신규택지 공급계획은 총 10만3900가구입니다. 정부는 사업 절차를 앞당기는 '공공택지 최단기 착공모델'을 적용해 이번 신규택지의 2030년 내 착공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현재는 후보지를 발표한 단계로, 당장 아파트 공사가 시작되는 것은 아닙니다.
발표 이후 지역 온·오프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생활환경 변화를 걱정하는 주민들의 우려가 이어졌습니다. 기존 주민들의 관심은 새 아파트가 들어서는 부지 안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개발 과정에서 공사 차량이 이동하고, 입주 이후에는 도로와 대중교통 이용자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택 공급이 기존 생활권의 불편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입니다.
미사신도시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이제 도시가 자리 잡고 살기 좋아졌는데 또 공사판으로 만들려는 것이냐"고 지적했고, 또 다른 주민 역시 "일부 한강이 보이던 단지는 한강뷰가 없어질 수도 있겠다"고 말했고, "미사강변신도시 한강뷰는 이제 임대주택뷰가 되는 것이냐"고 말하는 주민도 있었습니다.
하남미사 관련 한 부동산 커뮤니티 게시물에서 주민으로 추정되는 누리꾼은 "공사 시작되면 길 엄청나게 막히지 않겠느냐"고 했고, 또 다른 누리꾼은 "미사에 집을 지을 곳이 또 어디 있느냐"며 추가 공급에 놀라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미사섬의 자연환경이 달라질 수 있다는 걱정도 나옵니다. 미사섬은 하남시가 K팝 돔공연장과 영화촬영장 등을 갖춘 'K-스타월드'를 추진해온 곳이기도 합니다. 한 누리꾼은 녹지 훼손을 우려하며 "개발도 좋지만 초록빛 숨통만큼은 제발 지켜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도 했습니다.
후보지 주변 공원과 녹지가 모두 사라지는 것으로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정부는 미사경정공원과 한강 수변 등 자연환경을 활용한 공원과 K-컬처 복합단지 조성방안을 함께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에 주택 공급계획이 더해지면서 문화·업무 기능과 주거 기능을 어떻게 배치할지가 중요해진 셈입니다.
감일2지구에 대해서는 서하남IC 개선과 지하철 접근성 확충 등을 요구했습니다. 기존 교산신도시에 신규 후보지 두 곳까지 더해지는 만큼 개별 지구뿐 아니라 하남 전체의 교통수요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정부가 제시한 철도 연장사업과 입주 시점 사이에 차이가 생길지도 관심사입니다. 노선을 계획하는 것과 입주민이 이사한 뒤 바로 이용할 수 있도록 개통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기존 주민 역시 새 교통시설이 갖춰지기 전까지 늘어난 이동 수요를 기존 도로와 대중교통이 감당해야 하는 상황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사업구역에 편입되는 원주민에게는 보상과 이주가 당면 과제입니다. 지역 커뮤니티에는 보상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올라왔습니다. 하남시는 원주민 재정착과 생계 대책 마련을 정부에 요구했습니다.
정부의 공급 속도전이 실제 일정을 얼마나 앞당길지도 지켜봐야 합니다. 최단기 착공모델은 순차적으로 진행하던 절차를 병행해 사업 기간을 줄이는 방식입니다. 그러나 보상과 이주, 택지 조성 등 현장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까지 발표만으로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전문가는 이번 계획이 서울에 가까운 입지, 자족기능 강화, 광역교통망 연계 등 기존 3기 신도시의 특징을 상당 부분 이어갈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강남권과 연결되는 하남은 상대적으로 수요가 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다만 주택 공급과 도시 기능이 계획대로 함께 구현되는지를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존 3기 신도시에서는 처음 계획보다 자족용지 비율을 줄이고 주거지역의 용적률을 높이는 변경이 있었다"며 "이번 신규택지에서도 자족기능과 주택 공급계획이 어떻게 구체화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신규택지의 시장 안정 효과는 단기보다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며 "최단기 착공모델로 사업 절차를 병행하더라도 기존 사업의 지연 요인이었던 토지보상 등에 실제로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