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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한테 맞을 줄은"…교사들 사비 털어 가입한 '보험'
보험으로 '교권' 지키는 현실
학생 폭행·학부모 소송에 대비
교직원 특화보험 가입 교사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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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직원 특화보험 가입 교사 급증
교권 침해가 심해지면서 교사가 사비를 들여 보험에 가입하는 시대가 됐다. 보험회사들도 이 같은 수요에 맞춰 교직원 특화 상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교권마저 보험으로 지켜야 하는 한국 교육 현장의 씁쓸한 자화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일 하나손해보험에 따르면 교직원안심보험의 교권침해피해 담보 누적 가입자는 지난달 기준 9365명으로 집계됐다. 2018년 1477명에서 8년 만에 여섯 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이 특약은 교사가 학생이나 학부모의 폭언·폭행, 성희롱 등으로 교육활동을 침해당했을 때 보험금을 지급한다. 교권보호위원회에서 침해 사실이 인정되면 연 1회에 한해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한화손해보험은 이날 교직원 전용 보험 플랜을 출시했다. 교권보호위 의결로 교권 침해 피해가 인정되면 교사에게 최대 390만원을 지급하는 보험상품이다. 교직원의 아동학대 형사소송 변호사 선임 비용도 함께 보장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교권 침해에 대한 교사들의 불안이 보험 수요로 이어지면서 보험사들이 관련 보장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권보호위 심의 3배 늘어…교직원보험, 공황장애·우울증 치료도 보장
교사가 개인적으로 보험료를 부담하며 교권침해보험에 가입하는 현실은 공적 보호 제도만으로는 안심하기 어려운 교육 현장의 단면을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 시·도 교육청이 소송비용과 치료비 등을 지원하지만 교사들은 예기치 못한 교권 침해와 법적 분쟁에 대비해 추가 안전망을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2일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교권보호위원회 심의는 4034건을 기록했다. 전년(4234건)보다 4.7% 감소했지만 5년 전인 2020년(1197건)과 비교하면 여전히 세 배가 넘는 수준이다.
교권 침해 피해를 지원하는 공적 제도가 없는 것은 아니다. 교육청 교원보호공제사업은 교사가 교육활동 중 법적 분쟁에 휘말리거나 피해를 봤을 때 발생하는 비용을 지원한다. 지역별로 차이가 있지만 민·형사소송 비용을 최대 660만원까지 지급한다. 수사 단계에서 변호사 선임비를 지원하는 제도도 운용한다. 교권 침해로 인한 신체적·정신적 피해의 치료비와 상담비 등도 지원 대상이다.
민간 보험이 차별화하는 부분은 보장 방식이다. 교육청의 공제사업이 실제 발생한 소송비용과 치료비 등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면, 민간 보험은 약관에서 정한 교권 침해 사실이 인정되면 일정한 보험금을 지급한다. 실제 지출한 비용과 관계없이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보험금 지급 요건과 시점에도 차이가 있다. 하나손해보험은 교권보호위원회에서 교육활동 침해 사실이 인정되면 교권 침해 특약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한다. 한화손해보험은 교육청에 침해 신고서를 제출한 초기 단계부터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설계했다. 교권보호위원회의 최종 의결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일정 금액을 보장받을 수 있는 것이다.
보장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한화손보는 교권 침해 피해 외에 우울증과 공황장애,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등 특정 정신질환 진단 시 최대 300만원을 지급한다. 진단 후 약물치료를 받는 경우에도 추가로 보장한다. 성대결절과 안구건조증, 손목터널증후군 등 교직원에게 발생할 수 있는 질환도 보장 대상에 포함했다. 하나손보 역시 아동학대 형사소송 변호사 선임비 등을 특약으로 보장하고 있다.
박시온/조미현 기자 ushire90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