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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다룬 김홍신 "아들에게 총구 겨눈 어머니 그렸죠"
신작 '유다의 어머니' 출간 기자간담회
"아이가 악한이 됐을 때 심정은 어떨까 고민"
여전히 컴퓨터 대신 만년필 쓰는 김홍신
"죽을 때 손에는 만년필, 머리맡엔 원고지를"
"아이가 악한이 됐을 때 심정은 어떨까 고민"
여전히 컴퓨터 대신 만년필 쓰는 김홍신
"죽을 때 손에는 만년필, 머리맡엔 원고지를"
김홍신은 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출간 기념 간담회에서 “우리나라 정서상 어머니는 아들에게 총을 쏠 수 없는데도, 죽일 수밖에 없는 조건들을 만들어 내려고 깊이 고심했다”고 설명했다.
작품 속 아들은 80년대 군사정변 세력에 협력하는 육군 소령이다. 광주민주화운동을 북한군 소행으로 조작하는 데 가담하고, 출세를 위해 군 내부의 재정까지 착복한다. 아내와 동생의 아내에게도 폭력을 저지른다.
제목에는 악인의 어머니를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담겼다. 예수의 어머니인 성모마리아는 오랫동안 기억되는데, 유다의 어머니에 관한 이야기는 왜 드문지 의문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영혼과 육신을 다 바쳐서 출생한 아이가 악한이 됐을 때 그 어머니의 심정은 어땠을까 생각하면서 작업했다”고 말했다.
작품을 관통하는 것은 ‘아름다운 복수’다. 작가가 이번에 주목한 것도 ‘필주(筆誅)’다. 글로써 잘못을 꾸짖는다는 뜻이다. 그는 “형법상 처벌보다 더 무서운 게 역사적 필주”라며 잘못된 역사를 기록하고 비판해야 후대가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1976년 등단한 그는 이번에도 원고지를 만년필로 썼다. 반세기 동안 글을 써오면서 컴퓨터 대신 손으로 쓰는 습관을 버리지 않았다.
그 이유를 묻자 故이어령 선생과 소설가 최인호와의 일화를 꺼냈다. 故이어령 선생이 그의 집을 찾은 이들에게 “상상력은 날아다니는 나비와도 같은 것인데, 만년필로만 쓰기 때문에 이를 담을 수 없는 것”이라고 훈계조로 말한 것.
두 사람은 그 앞에서는 수긍했지만, 대문 밖으로 나오자 하이파이브를 했다. 죽을 때까지 손으로 쓰자는 약속이었다.
김홍신에게 만년필은 글을 쓰는 도구이면서 작품을 대하는 자세와도 같다. 충남 논산에 있는 김홍신문학관의 상징도 검은 동그라미와 붉은 동그라미를 겹친 모양이다. 검은색은 잉크 한 방울, 붉은색은 자신의 피 한 방울을 뜻한다. 그는 “제 피를 찍어 쓰려면 건성건성 쓰는 것보다 좀 더 진중하게 피를 꺼내 써보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현재는 백제사를 다룬 작품을 위해 자료를 모으고 있다. 앞으로 쓸 작품을 미리 공개하는 것도 자신을 책상 앞에 앉히는 방법이다. 무언가 하겠다고 공표하면 반드시 지켜야 할 숙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자녀들에게 남긴 유언에도 끝까지 쓰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죽을 때 손에는 만년필을, 머리맡에는 원고지를 놓아달라고 했습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