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마드리드엑스트라 X 캡처
사진=마드리드엑스트라 X 캡처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의 축구 스타 킬리안 음바페가 중국 지도자를 소재로 한 인터넷 합성사진을 언급한 발언으로 중국 기업들과의 협력 관계를 잇달아 잃었다. 중국 내 여론의 반발이 기업들의 계약 종료와 외교당국의 공개 비판으로 이어지면서 세계적인 축구 스타의 상업적 활동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28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의 대형 유제품 기업 멍뉴와 음료업체 둥펑은 음바페의 '중국 독재자' 관련 발언이 논란을 일으키자 협력 중단을 선언했다.

음바페가 자기 얼굴을 중국의 마오쩌둥과 합성한 인터넷 이미지에 웃음을 보인 장면이 온라인에서 확산한 데 따른 조치다. 해당 발언은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 등에서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논란은 팟캐스트 '더 브리지(The Bridge)'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영상이 온라인에 공개되면서 시작됐다. 영상에서 음바페는 자기 얼굴이 등장하는 인터넷 합성사진 가운데 가장 웃겼던 것이 '중국 독재자'를 소재로 한 이미지였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 플랫폼 레딧에 올라온 영상에는 음바페의 얼굴을 마오쩌둥의 모습에 합성한 것으로 보이는 사진이 등장한다. 해당 영상이 퍼지면서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비판이 확산했다.

중국 기업들은 즉각적인 대응에 나섰다. 중국 최대 유제품 브랜드 중 하나인 멍뉴는 웨이보를 통해 "즉시 효력을 발생하는 조치로 킬리안 음바페와의 모든 협력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멍뉴는 이어 "중국 국민의 감정을 해치는 어떠한 언행에도 단호히 반대하며 조금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대형 음료업체 둥펑 역시 음바페와의 모든 협력 관계를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외교부도 이번 논란에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음바페의 발언과 관련한 보도를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국민의 감정을 해치는 언행은 당연히 중국 사회 각계의 일치된 반대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기업들의 협력 중단에 이어 정부 차원에서도 비판적인 반응이 나온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음바페는 공개 사과에 나섰다. 그는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인터뷰 도중 자신의 이미지에 반응하는 과정에서 경솔한 발언을 했다고 인정했다.

음바페는 "이제 내 발언이 중국과 전 세계 중국인 공동체의 많은 사람에게 상처를 줬다는 사실을 이해한다"고 밝혔다. 이어 "내 말로 불쾌감을 느낀 모든 분께 사과한다"며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음바페를 독재자에 빗댄 인터넷 농담은 이전부터 온라인에서 유통돼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 시작은 2024년 프랑스 마르세유의 한 케밥 가게가 음바페의 이름을 사용하면서 벌어진 법적 분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설명이다. 당시 분쟁을 계기로 음바페를 독재자에 빗대는 온라인 농담들이 등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2026년 월드컵 기간에는 프랑스 국가대표팀 동료인 우스만 뎀벨레가 음바페에게 '모부트(Mobut)'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이는 과거 자이르로 불렸던 현재의 콩고민주공화국을 30년 넘게 통치한 모부투 세세 세코를 가리키는 표현이다. 음바페를 독재자 이미지와 연결하는 농담이 축구계에서도 사용됐던 셈이다.

레딧에서는 음바페의 얼굴을 마오쩌둥의 사진에 합성한 이미지도 유통됐다. 마오쩌둥은 수십 년간 중국의 권력을 장악했으며 문화대혁명을 거친 뒤 1976년 사망했다. 이번 논란은 음바페가 이처럼 중국의 역사적 지도자를 소재로 한 합성사진을 웃긴 이미지로 언급하면서 발생했다.

스페인 프로축구 1·2부 리그를 운영하는 라리가는 음바페의 발언으로 초래된 불쾌감과 상처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음바페는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축구 선수 중 한 명으로, 나이키와 로에베 등 글로벌 브랜드들과도 협력 관계를 맺어왔다. 이번 사태에서 중국의 주요 소비재 기업인 멍뉴와 둥펑이 협력 종료를 공식 발표하면서 발언 논란이 실제 기업 계약 관계에도 영향을 미친 사실이 확인됐다.

음바페가 공개 사과를 했지만 중국 기업들의 협력 종료 선언과 외교부의 비판까지 나온 만큼 파장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향후 중국 내 여론이 진정될지와 다른 기업들의 협력 관계에도 변화가 나타날지가 주목된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