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9일 현지서 관계자 미팅
화재·자산운용, 내년 공식 진출
대체투자·M&A 벤치마킹 모색
글로벌리서치도 도쿄에 사무실
삼성그룹이 일본 도쿄에 리서치 조직에 이어 통합 금융 거점을 마련한다. 이에 맞춰 삼성화재와 삼성자산운용이 도쿄사무소를 열기로 했다. 삼성 금융 계열사 간 협력을 확대하고 일본 사업과 리서치 역량을 강화하려는 행보다.
◇삼성전자 빌딩에 금융사 집결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와 삼성자산운용은 내년 상반기 개설을 목표로 도쿄사무소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후 현지 인력을 채용하고 사업에 필요한 인허가를 받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삼성 금융계열사 중에서는 삼성생명과 삼성증권이 도쿄 지요다구 이다바시에 있는 삼성전자 재팬 빌딩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시장 조사와 사업 지원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화재와 삼성자산운용도 같은 건물에 입주해 금융계열사 간 협력을 모색할 계획이다.
삼성은 이를 위해 다음달 9일 도쿄에서 금융계열사 간 미팅을 가질 예정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일본의 인수합병(M&A)과 부동산 등 대체투자 시장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현지 금융회사들과 교류하면서 사업 측면에서 벤치마킹할 부분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화재는 8년 만에 도쿄사무소를 다시 연다. 1994년 일본에 사무소를 설치했지만 현지 사업 성과가 크지 않고 사무소 활용도가 낮아지자 2019년 문을 닫았다.
삼성화재는 최근 해외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도네시아·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서 현지 보험사업을 확대하는 동시에 영국 등 선진 보험시장에서는 지분투자와 사업 제휴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영국 보험사 캐노피우스에 추가 투자해 지분율을 40%로 높였다. 여기에 싱가포르 재보험법인 삼성리(Re)를 통해 일본·호주 등 아시아·태평양 시장으로 영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일본 사무소 재설치도 해외사업 다변화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삼성생명도 해외 자산운용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프린시펄파이낸셜그룹(PFG) 등 해외 보험·자산운용사에 대한 M&A와 신규 보험시장 진출 등을 모색 중이다. 해외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자본을 확충하는 차원에서 이날 15억달러(약 2조원)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완료했다.
◇일본에 다시 공들이는 삼성
삼성은 2012년 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일본삼성을 해체하는 등 일본 통합 조직을 축소했다. 현재 한국 주요 대기업집단 가운데 일본 통합 조직을 운영하는 곳은 SK그룹뿐이다.
삼성 내 분위기가 바뀐 것은 지난해부터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해 도쿄 오테마치의 미쓰이물산 본사 빌딩에 개인 사무실을 마련하며 일본 사업에 다시 힘을 실었다. 한국이 앞으로 겪을 변화를 일본에서 읽을 수 있다고 보고, 사업과 직접 관련된 산업뿐 아니라 고령화와 사회 변화, 정책 등도 폭넓게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까지 일본에 체류한 이 회장은 지난 13일 삼성전자 정현호 부회장과 박학규 사업지원실장,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 노태문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등 주요 경영진을 도쿄로 불러 경영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9월에는 방한한 일본 참의원 대표단과 만나 일본과의 협력 방안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삼성그룹의 싱크탱크인 삼성글로벌리서치도 최근 도쿄에 사무소를 설립했다. 삼성글로벌리서치 도쿄 사무소는 일본 금융뿐 아니라 산업, 소비자, 사회, 정책 등 다양한 분야를 연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일본을 다시 주목하는 분위기”라며 “금융통합 거점도 초기에는 사업보다 리서치에 무게를 두고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