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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경쟁사가 우리 회사의 특허를 침해한 제품을 국내에 들여와 판매하고 있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통상 특허침해소송을 떠올리지만, 판결이 나올 때까지 제품 판매가 계속되면 승소하더라도 시장에서 입은 피해를 회복하기 쉽지 않다. 이때 법원 외에 활용할 수 있는 구제 수단이 있다. 바로 무역위원회(KTC)의 불공정무역행위 조사제도다.

미국에 USITC가 있다면 한국에는 KTC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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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특허권자가 국제무역위원회(USITC)에 이른바 '337조 조사'를 신청해 특허침해 물품의 수입을 차단하는 방식이 널리 활용된다. 한국에서도 KTC가 비슷한 역할을 한다. KTC는 '불공정무역행위 조사 및 산업피해구제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식재산권 침해 물품의 무역 거래를 조사하고 제재한다.

조사 대상은 특허권뿐만 아니라 상표권, 디자인권, 저작권, 영업비밀 등 다양하다. 침해 물품을 해외에서 국내로 공급하거나 수입·판매하는 행위뿐 아니라 국내에서 수출하거나 수출을 목적으로 제조하는 행위도 포함된다.

미국 USITC가 주로 수입을 규제하는 것과 달리, KTC는 수출까지 규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다만 수출입과 무관한 순수한 국내 거래까지 모두 조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법원보다 신속한 조사·강력한 시정조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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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C는 신청받은 날부터 20일 이내에 조사개시 여부를 결정하고, 조사개시 후 원칙적으로 6개월 이내에 판정한다. 필요하면 2개월씩 두 차례 연장할 수 있다. 담당 조사관이 서면·현지 조사, 전문가 감정 등을 통해 침해 여부와 거래 사실을 확인한다.

침해 제품의 수입·판매 내역을 권리자가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 행정기관의 조사 기능은 민사소송과 다른 장점이 될 수 있다.

불공정무역행위가 인정되면 수출·수입·판매·제조 중지, 침해 물품의 반입 배제나 폐기 처분 등을 명할 수 있다. 최근 3년간 관련 거래금액의 30% 이내에서 과징금도 부과할 수 있다. 법원의 확정판결 없이도 침해 물품의 유통을 막을 수 있다는 뜻이다.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가 우려되면 최종 판정 전에 행위 중지 등의 잠정조치도 신청할 수 있다.

다만 과징금은 국가에 납부하는 제재금이므로 손해배상을 받으려면 별도로 민사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글로벌 기업도 조사받은 무역위원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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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KAIST의 지식재산권 관리 자회사인 케이아이피(KIP)는 애플코리아가 수입한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사용된 반도체 칩이 KAIST의 핀펫(FinFET)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KTC에 조사를 신청했다. KTC는 수입 사실과 특허침해 가능성 등을 검토해 조사를 시작했다. 이 사건은 2019년 당사자 간 합의로 신청이 철회되면서 종결됐다.

최종적인 침해 판정이 내려진 사건은 아니지만, 세계적인 기업을 상대로 한 특허분쟁에서도 KTC 절차가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활용 적지만, 또 다른 선택지임은 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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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실효성 있는 제도임에도 조사신청은 많지 않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불공정무역행위 조사신청은 연평균 약 10여건에 그쳤다. 침해 분쟁의 규모에 비하면 적은 수치로, KTC가 지식재산권 침해 구제기관이라는 사실이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조사 대상에 해당하는 무역거래가 있어야 하고, 불공정무역행위가 발생한 날부터 2년 이내에 신청해야 한다. 특허침해 여부와 수출입 사실을 뒷받침할 자료도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 특허무효 심판이나 행정소송이 병행되면 분쟁이 상대적으로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해외에서 유입되는 침해제품을 차단하거나 국내 침해제품의 해외 반출을 막아야 한다면, 민사소송과 함께 KTC 조사를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