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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데이터처, 통계기관에서 데이터 잇는 사령탑으로…기본법 제정해 공공·민간 장벽 없앤다
부처별 자료 연결해 AI 기반 구축
동형암호로 개인정보 유출 막아
내년 정부 예산안에 314억 반영
동형암호로 개인정보 유출 막아
내년 정부 예산안에 314억 반영
◇ 국가데이터기본법 연내 제정 목표
변화의 배경에는 인공지능(AI) 경쟁 구도의 전환이 있다. 승부처가 모델의 크기에서 ‘양질의 데이터’로 옮겨가면서 부처마다 흩어진 공공데이터를 어떻게 잇느냐가 국가 경쟁력을 가른다.국가데이터처가 내놓은 해법은 ‘모두의 AI를 위한 데이터 지능 기반(MODI)’ 전략과 분산형 연계망 ‘모두의 국가데이터’ 체계다. 모든 데이터를 한곳에 쌓는 중앙집중 방식 대신 국가데이터처의 전수등록부를 허브로, 각 부처 데이터센터의 국세·금융·의료 등 데이터를 스포크로 삼아 전용망으로 잇는 ‘허브앤스포크’ 구조를 택했다. 가전제품을 어느 콘센트에나 꽂아 쓰듯 데이터를 자유롭게 연계하는 상호운용성을 확보하는 게 핵심이다.
AI가 공공데이터를 제대로 쓰도록 돕는 작업도 본격화한다. 생성형 AI의 고질적 약점인 ‘환각’을 줄이기 위해 데이터 간 의미와 관계를 체계화한 ‘AI 친화적 메타데이터·온톨로지(지식 지도)’를 구축하고 있다. 데이터마다 ‘무엇을, 언제, 어떤 기준으로’ 집계했는지를 AI가 읽을 수 있는 형태로 붙여, 공신력 있는 공공데이터를 스스로 찾아 맥락에 맞게 답하게 하는 기반이다.
연계 과정의 개인정보 유출 우려에는 데이터를 암호화한 상태 그대로 연계·연산하는 ‘동형암호’로 대응한다. 원본을 풀지 않고도 분석 결과를 얻을 수 있어, 양자컴퓨터 시대에도 안전성을 유지할 것으로 평가받는 차세대 보안 기술이다.
제도와 예산의 기틀도 갖춰졌다. 공공·민간의 칸막이 없이 데이터를 자유롭게 연계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되는 국가데이터기본법은 지난 5월 발의돼 7월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에 상정됐다. 9월에는 공청회가 열렸으며 연내 제정을 목표로 한다. 법이 시행되면 부처마다 제각각이던 데이터 표준과 공유 절차를 빠르고 효율적인 하나의 시스템으로 운용할 수 있게 된다. 데이터 거버넌스 확립과 AI 인프라 고도화, 국가데이터 허브 기능 강화를 위한 2027년도 예산 약 314억원도 정부안에 반영됐다.
◇ 범정부 CDO 기능 본격 가동
변화는 민생 현장으로 이어진다. 국가데이터처는 인구·가구·주택·기업 전수등록부를 바탕으로 고령자(복지·일자리), 사망자(고독사·자살 예방), 주택소유자(대출) 등 융합데이터 3종을 연내 정책 현장에 공급한다. 따로 있던 행정자료를 한데 엮으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1인 고령가구나 위험 신호를 보이는 계층을 더 일찍, 더 정확하게 찾아낼 수 있다. 최신성 있는 자료를 우선적으로 활용해 최장 14개월이던 취업활동 데이터의 시차를 4개월로 줄였다. 정책 부처가 ‘작년의 숫자’가 아니라 ‘지금의 숫자’로 판단할 수 있게 된 것이다.출범 2년 차의 과제는 이렇게 구축한 인프라를 국민이 체감하는 변화로 연결하는 것이다. 국가데이터처는 기본법이 제정되는 대로 범정부 CDO 기능을 본격 가동해 공공과 민간이 융합데이터를 폭넓게 활용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안형준 국가데이터처장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데이터를 가장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게 잇는 사회간접자본이 돼 대한민국의 AI 3대 강국 도약과 국민의 든든한 삶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