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세종시’가 민선 9기 출범과 함께 ‘과학수도·행정수도’를 기치로 각종 사업에서 속도를 높이고 있다. 대전시는 최근 대형 국가 프로젝트 유치에 성공하며 도시 체질 변화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세종시도 2차 중앙행정기관 이전 계획에 발맞춰 행정도시로서의 위용을 갖춰가고 있다.

◇ 국방·바이오·인재 양성 거점 도약

대전시가 민선 9기 들어 각종 국책사업 유치에 성공하며 과학수도로서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  대전시 제공
대전시가 민선 9기 들어 각종 국책사업 유치에 성공하며 과학수도로서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 대전시 제공
민선 9기를 맞아 대전시의 지난 100일은 시정 로드맵 구상 단계를 넘어, 시정이 나아갈 명확한 방향성과 강력한 실행력을 입증한 시간이었다. 이는 ‘미래성장’, ‘민생회복’, ‘시민주권’이라는 3대 목표를 축으로 ‘대전환의 시대’를 열겠다는 담대한 신호탄이기도 하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과학으로 일군 도시의 미래는 찬란하고, 시민행정으로 이끈 도시의 행복은 견고할 것”이라며 144만 대전 시민과 함께 걸어갈 4년의 여정을 힘차게 제시했다.

‘방산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 지정’은 대한민국 방위산업 시장에서 ‘과학수도 대전’의 위상을 다시 한번 각인시킨 쾌거였다. 그동안 축적해 온 대덕특구의 국방 연구개발(R&D) 역량을 실질적 산업화로 연결해 국가 방산 핵심부품 공급망 중심지로 도약하는 결정적 전기를 마련한 것이다. 특화단지는 죽동산업단지, 대덕테크노밸리, 안산국방산업단지, 대전방산혁신지원센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일원을 아우르는 총 803만㎡ 규모로 조성된다. 대덕특구의 R&D 원천기술을 지역 중소기업의 제품화로 연계하고, 주요 앵커기업의 생산 체계와 맞물리는 생태계 완성이 핵심이다. 이번 지정으로 생산유발 1조432억원, 부가가치유발 3562억원, 고용유발 3만3913개 등 막대한 경제적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국방 인재 양성의 정점인 ‘국군사관학교 자운대 설립 확정’도 100일 만에 일궈낸 대표 결실이다. 육·해·공 3군 사관학교를 통합한 4년제 국군사관학교를 유성구 자운대 일원에 신설하기로 확정했다. 인근의 KAIST, 국방과학연구소(ADD), 방위사업청 등과 연계한 최첨단 국방 스마트 캠퍼스로 구축할 계획이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대전이 보유한 정부출연연구기관과 대학, 혁신 R&D 인프라를 유망 기업과 촘촘히 엮어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인공지능(AI) 선도도시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시가 중앙행정기관 이전으로 행정수도 완성에 한걸음 더 다가서고 있다.  세종시 제공
세종시가 중앙행정기관 이전으로 행정수도 완성에 한걸음 더 다가서고 있다. 세종시 제공
장기간 정체됐던 지역 숙원 과제들도 속도감 있게 매듭지으며 시민 일상 속 체감 온도를 끌어올렸다. 골목상권 회복의 마중물인 ‘온통대전 2.0’은 9월 1일 출범 이후 한 달 만에 가입자는 116만명, 가맹점은 6만6000개소를 넘었다. 사용액은 779억원, 캐시백 지급액은 111억원을 돌파했다. 기부와 참여를 연계한 ‘보람마일리지’ 서비스는 가입자 7만5000명을 넘어서며 전국에서 가장 선도적인 상생형 지역화폐 모델로 안착했다.

공공의료 안전망 구축 사업인 대전의료원 건립도 큰 산을 넘었다. 기존 사업비 대비 464억5000만원을 증액한 총사업비 2223억원으로 최종 조정을 마쳤다. 시는 2030년 5월 준공 목표에 맞춰 속도를 낼 방침이다.

야구팬들의 관심사인 ‘대전 한화생명볼파크’ 역시 관람석을 2만 석 규모로 증설하기 위한 총사업비와 민간투자액을 확정 짓고 세부 실행계획 수립을 완료했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현안 사업부터 민생, 경제, 교통, 안전을 두루 살피며 숨 가쁘게 100일을 달려왔다”며 “국비 5조원 시대가 열어젖힐 역동적인 대전의 변화를 완성도 있게 채워가겠다”고 말했다.

◇ 특별법 연내 제정 행정수도 완성 마침표

지난 13일 정부의 2차 중앙행정기관 이전 계획이 발표되면서 행정수도 세종 완성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 연내 행정수도특별법을 제정하기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는 세종시는 도시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이고 자족 기능을 완성할 결정적 전환점을 맞이한 셈이다. 조상호 세종시장은 국가 균형 발전과 수도권 인구 분산이라는 세종시 본래 설립 목적에 맞게 온전한 행정수도를 완성하는 것을 임기 4년간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이를 위한 첫 번째 관문은 ‘행정수도특별법’ 연내 제정이다. 세종시가 행정수도특별법 제정에 주력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단순히 중앙행정기관이 모여 있는 도시를 넘어 대통령과 국회, 모든 헌법기관이 머무는 명실상부한 행정수도로 도약하는 가장 현실적이고 분명한 길이라서다. 현재 국토위에는 5건의 행정수도 특별법안이 계류돼 있다. 지난해 말 복기왕·엄태영 국회의원의 공동 발의로 초당적 논의의 물꼬가 트였고, 지난 5월 열린 공청회에서는 헌법학자들로부터 위헌 소지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다. 세종시는 2029년 대통령세종집무실 완공, 2031년 중앙행정기관 완전 이전, 2033년 국회세종의사당 완공 등 주요 일정을 차질 없이 뒷받침하기 위해 연내 특별법을 반드시 제정해야 한다는 논리를 앞세우고 있다. 현실적으로 행정수도특별법 연내 제정을 위한 골든타임은 불과 두 달 남짓이다. 국정감사 일정이 마무리된 직후 국토위 법안 심사 작업에 곧바로 들어가고 여야 간 이견이 최소화돼야만 달성할 수 있는 빠듯한 일정이다. 특별법 제정 이후에도 풀어야 할 과제는 있다. 행정수도를 양적·질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자족경제 기반 확충이다. 행정수도 세종를 위해선 서울시 강남 개발 수준에 준하는 정부 주도의 행정수도 발전 계획이 필요하다. 이에 세종시는 △행정수도 특별법 제정 등 법·제도 정비 △도시 기능 정립 △재정 기반 확충 등 3대 과제를 대통령과 정치권에 건의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오는 12월 9일 정기국회 회기 시한을 넘기지 않고 행정수도특별법 연내 제정을 이뤄내겠다”며 “입법 성과를 바탕으로 행정수도 도시 기능 및 자족기능 강화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대전·세종=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