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선 지식재산처 처장(왼쪽 네 번째)이 정부대전청사에서 ‘K-브랜드 정부인증제도’ 시행과 관련해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지식재산처 제공
김용선 지식재산처 처장(왼쪽 네 번째)이 정부대전청사에서 ‘K-브랜드 정부인증제도’ 시행과 관련해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지식재산처 제공
해외에서 기승을 부리는 가짜 K-브랜드(위조상품)를 차단하기 위해 대한민국 정부가 국가인증상표의 권리자로 직접 나선다. 개별 기업 차원의 대응에서 벗어나 정부가 직접 상표권을 행사해 11조원 규모에 달하는 K-브랜드 위조상품 시장에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구상이다. 지식재산처는 해외 가짜 K-브랜드 확산을 강력히 차단하기 위해 대한민국 정부가 국가인증상표의 권리자로 직접 참여하는 ‘K-브랜드 정부인증제도’를 시행한다고 26일 발표했다.

◇ 해외서 K-브랜드 위조상품 직접 대응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4년 발표에 따르면 전 세계 K-브랜드 위조상품 유통 규모는 약 11조원에 달했다. K-브랜드를 무단 선점하거나 한국 제품으로 착각하도록 만드는 한류편승 상품이 해외 시장에 범람하면서 개별 기업의 자체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크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 제도의 핵심은 국제조약으로 전 세계에서 보호받는 지식재산권을 활용해 대한민국 정부가 ‘국가인증상표’의 권리자로서 기업과 함께 위조상품 대응의 전면에 나선다는 것이다. 해외에서 국가인증상표가 위조되거나 권리가 침해될 경우, 대한민국 정부가 각국 법령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상표권을 직접 행사한다. 국가인증상표는 정부가 K-브랜드 정품임을 증명하는 상표로, 권리자는 ‘대한민국’이다. 지식재산처는 이미 지난 9월 국내 출원을 완료했으며, 연말까지 주요 73개 수출국에 해외 출원을 마칠 예정이다.

◇ 첨단 정품인증 기술 도입

국내 기업은 국가인증상표 사용 여부를 자율적으로 결정해 자사 제품에 부착할 수 있게 된다. 특히 한국조폐공사가 화폐 제조 과정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개발한 최신 정품인증기술을 적용해 위조 가능성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방침이다. 해외 소비자는 별도 앱을 설치할 필요 없이 스마트폰 카메라로 국가인증상표를 스캔해 정품 여부를 현장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정부는 스캔데이터를 분석해 위조상품 유통 지역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현지 수사·집행기관과 연계해 단속에 활용할 예정이다.

현재 삼양식품, 아모레퍼시픽, 한국인삼공사와 우수 중소·중견기업 등 31곳이 참여를 신청했다. 참여 기업에는 정·가품 정보수집 체계 이용 권한이 부여되며, 중소·중견기업은 정품인증기술 도입 비용을 기업당 최대 2억원까지 지원받는다. 또한 한국무역보험공사의 수출보험료 할인, KOTRA 수출박람회 참가 시 가점 부여, 한국무역협회 트레이드코리아 내 별도 판매관 입점 등 다양한 수출 지원 혜택도 연계한다.

◇ 인터폴·해외 당국 공조 수사 강화

해외 홍보와 현지 단속도 대폭 강화한다. 한류스타가 출연하는 홍보영상을 제작해 유튜브, 틱톡 등 글로벌 플랫폼에 집중 송출함으로써 해외 소비자가 국가인증상표 ‘K’를 직접 스캔해 정품을 확인하는 문화를 확산시킬 방침이다. 위조상품 수사·단속 역량을 제고하기 위해 지식재산처는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전문인력을 파견한다. 상습적·대규모로 K-상표 위조상품을 제조·유통하는 행위에 강력 대응하고, 해외 정부와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수사·단속·통관보류 등 현지 조치 강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할 계획이다.

‘K-브랜드 정부인증제도’ 참여를 희망하는 기업은 신청 시스템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지식재산보호원에 문의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김용선 지식재산처장은 “K-브랜드는 우리 기업의 자산을 넘어 국민의 열정과 도전이 만들어낸 소중한 자산”이라며 “우리 기업이 해외에서 억울한 피해를 보지 않고 K-브랜드가 세계 어디서나 믿고 선택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