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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인사이트] 재미가 사라진 세상을 사는 그대에게
김태엽 어펄마캐피탈 한국대표
놀랍고도 슬픈 건 20년 전 내 주말과 요즘 사람들의 주말이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직장인 85%가 ‘직장 권태기’를 겪었고, 우울증 환자는 113만 명으로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갤럽에 따르면 일에 몰입하는 직장인은 전 세계에서도 달랑 20%로, 2020년 이후 최저다. 지친 사람은 넘치는데 설레는 사람은 드물다.
개인의 권태는 조직의 노화로 이어진다. 멈춰버린 내 삶과 조직을 어떻게 다시 돌릴까? 권태를 극복하고 신나게 사는 김 박사의 꼼수를 나눠보겠다.
Do’s - 늙지 않는 조직의 필수 코스
첫째, 리더부터 정신을 똑바로 차려라
둘째, 매출의 30%는 신사업에서 뽑아라
내 실사 레퍼토리에는 고객별·제품별 매출 의존도와 신규 매출 비중이 포함된다. 최근 5년 내 새 사업이 매출의 몇 %인가? 20%면 합격, 30%면 투뿔등심이다. 3M은 사업부마다 최근 4년 내 출시 제품으로 매출 30%를 채우라는 ‘30% 룰’을 뒀다. 아마존이 2006년 시작한 ‘아마존웹서비스(AWS)’라는 딴짓은 지난해 매출의 18%, 영업이익의 57%를 벌었다. 새 사업은 도전 의식을 불러일으키는 좋은 구실이다. 새 사업을 핑계로 새로운 인간과 새 시장을 탐해보라.
셋째, 강제로 흔들어라
신사업도 모르겠고 수출길도 막막하다면 또 꼼수가 있다. 조직 개편이다. 내 추천은 3~5년마다 갈아엎는 것이다. 한 회사에 5년 넘게 다닌 직장인의 46.7%가 오래 머문 걸 후회했다. 이유 1위는 ‘익숙해져서 새로운 곳에 갈 엄두가 안 난다’(53.8%)는 것이었다. 필자가 사랑하는 CEO는 전략 출신으로 CFO를 거쳐 승진한 사람이다. 영업, 재무, 마케팅, 전략을 두루 굴러본 사람이 최고의 리더가 된다. 대학생 시절 로테이션 미팅이 주던 긴장감을 기억하지 않나?
Don’ts - 조직을 곪게 만드는 실수들
첫째, 실패와 포기를 비난하지 마라실패한 사람이 찍히는 조직에서 혁신은 없다. 구글의 비밀연구소 X처럼 스스로 프로젝트를 접은 팀에 보너스까지 주긴 힘들겠지만, 신사업에는 ‘킬 메트릭’, 즉 손절 기준이 필요하다. 18개월 안에 매출 몇억, 고객 몇 곳이면 성공. 마일스톤 두 번 연속 미달이거나 예산을 1.5배 넘기면 손절. 손절해야 다음 판에 다시 베팅한다. 많이 찔러봐야 얻어 걸린다.
둘째, 쭉정이에 두 번째 기회를 주지 마라
권태는 전염된다. 변화를 거부하는 한 명이 조직 전체를 곪게 한다. 쭉정이는 주기적으로 기준을 갖고 발라내라. 잭 웰치의 GE는 매년 하위 10%를 내보냈다. 넷플릭스는 지금도 ‘키퍼 테스트’를 돌린다. 이 직원이 내일 그만둔다면 붙잡겠는가. 빈도는 1년에 한 번, 기준은 숫자로, 결정은 빠르게 하라. 다만 나가는 문은 우아하게 열어줘라. 적당한 위로금과 재취업 지원은 챙겨 주자. 원수가 생기면 될 일도 안 된다.
셋째, 돈·시간·사람 없다는 핑계는 개나 줘버려라
신사업 하자고 하면 열에 아홉은 같다. 돈 없고, 시간 없고, 사람 없단다. 조 단위, 수천억원 단위 회장 형님들도 권태에 허우적거리는 건 매한가지다. 핑계 대지 마라. 모자라는 건 돈이 아니라 의지와 눈빛이다. 시간은 쓸데없는 회의 세 개만 줄여도 나온다. 내가 14배 넘게 남기고 팔아먹은 회사도 전 직원 사내 공모를 통해 혁신 아이디어와 인수·합병(M&A) 대상을 찾아냈다. 사람이 없으면 인턴을, 인턴도 없으면 AI를 부려 먹어라. 사내에 인물이 없으면 대학생 공모, 외국인 유학생 공모, 벤처 경진대회, 독서 모임이라도 열어라.
AI가 우리 일을 다 해줄 그날이 다가오고 있다. 온갖 재미로 넘쳐나는 삶을 포기하지 마라. 인생에서 가장 젊고 잘생긴 오늘의 그대들이여, 축 처진 엉덩이를 움직여라. 숨이 차서 죽을 만큼 뛰어보라. 잡생각과 권태가 한방에 날아갈 것이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