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에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인천 송도에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스위스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를 추진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수를 위한 최소 응모 지분을 이미 확보했다. 이제 유럽 등 규제당국의 승인 절차를 거치는 일만 남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폴리펩타이드그룹 지분 공개매수에 응한 물량이 지난 12일을 기준으로 매수 대상 주식의 87.9%에 달했다"며 "거래 수락 최소 조건인 66.7%를 이미 넘어섰다"고 13일 밝혔다. 회사 측은 "지난달 15일부터 폴리펩타이드그룹 지분 공개매수를 이어오고 있으며 이번 발표는 중간 결과"라며 "예정한 대로 오는 30일까지 공개 매수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거래 수락 최소 조건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 7월 폴리펩타이드그룹을 인수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설정한 매수 실행 조건이다. 공개 매수에서 이 비율 이상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어야 실제 매수를 이행한다는 뜻이다. 공개매수에 응한 물량인 87.9%는 폴리펩타이드그룹의 기존 최대주주인 '드라우프니르 홀딩(Draupnir Holding)' 보유 주식(1837만5000주)을 포함해 총 2901만4418주다.

펩타이드(아미노산을 짧게 연결한 물질)는 최근 바이오시장에서 주목받는 모달리티(치료 접근법)로, 폴리펩타이드그룹은 이 펩타이드 의약품을 전문으로 하는 의약품 수탁개발생산(CDMO) 기업이다. 펩타이드로 만든 의약품은 생체 친화성과 표적 특이성이 뛰어나다. 마운자로, 위고비 등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 치료제도 펩타이드 의약품의 일종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잔여 응모 기간이 끝나면 유럽·인도·호주·브라질 등에서 관계당국의 승인을 거친 뒤 10거래일 이내에 대금을 지급해 거래를 마무리할 계획"이라며 "다음달 말까지 최종 인수를 완료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 인수를 통해 기존 항체의약품 및 메신저 리보핵산(mRNA), 항체약물접합체(ADC)에서 최근 고성장 중인 펩타이드 분야로 서비스 사업 영역을 확장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인수에 들어가는 돈은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인수합병(M&A) 사례 중 가장 큰 규모인 14억6000만스위스프랑(약 2조7000억원)이다. 기존 최대 규모 인수는 2022년 SD바이오센서의 미국 메리디안 바이오사이언스 인수였는데, 당시 투입한 돈은 약 15억3000만달러(약 2조3000억원)였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