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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말·속옷 넘어 경량패딩…외투까지 넓힌 매대
12일 업계에 따르면 CU는 이달 1일부터 방한 의류·용품 19종을 순차 출시하고 있다. 보온양말과 스타킹, 기모 타이즈에 이어 오는 22일엔 바람막이와 플리스 재킷, 경량패딩 등 외투 3종을 추가한다. 가격은 플리스 재킷 2만2900원, 바람막이 2만7900원, 경량패딩 3만9900원이다. 기본이 되는 검정색에 100·105사이즈 2종으로 구성했다.기존 편의점 의류가 급하게 필요한 양말이나 속옷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일상에서 입는 외투까지 판매하는 것이다. CU는 스타킹도 50D·80D 제품뿐 아니라 시스루 스타킹, 기모 타이즈, 시스루 기모 타이즈 등으로 세분화했다. 보온양말은 3600원에 판매한다. 스마트폰 터치 장갑과 귀마개, 모달팬티도 함께 선보인다.
이마트24 또한 올해 경량 패딩을 새롭게 도입했다. 가격은 3만4900원. 지난달 18일부터 타이즈와 레깅스 7종을 판매한 데 이어 이달 장갑과 귀마개, 경량 패딩, 발열내의 등을 추가해 동절기 의류·잡화를 총 20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일부 동절기 상품의 출시 시점은 지난해보다 약 1개월 앞당겼다.
무신사 발열내의·캐시미어 니트…브랜드도 들어왔다
GS25와 세븐일레븐은 앞서 패션 브랜드 협업과 자체브랜드(PB) 의류로 편의점 옷 판매의 범위를 넓혔다.GS25는 지난해 무신사 스탠다드와 손잡고 편의점 전용 의류 라인 '무신사 스탠다드 익스프레스'를 도입했다. 티셔츠와 속옷, 양말뿐 아니라 재킷과 팬츠, 벨트 등을 판매했다. 지난해 7월에는 판매 매장을 기존 3000여 곳에서 5000곳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생활 동선 안에 있는 편의점에 패션 브랜드 상품을 배치해 접근성과 브랜드 인지도를 결합한 사례다.
겨울 상품도 추가했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힛탠다드' 크루넥 이너웨어는 1만3900원, 면 소재 크루넥 긴팔 티셔츠는 1만9900원이었다. 단순히 옷을 갖다 놓는 데서 나아가 계절별로 냉감·보온 기능을 갖춘 상품을 공급하는 구조다.
올해에는 10월 1주차부터 장갑, 귀마개, 워머, 수면양말, 타이즈 스타킹 등 약 20여 종의 방한용품을 본격 운영 중에 있다. 최근 큰 일교차로 '힛탠다드' 상품의 경우 이달 1일부터 11일까지 기준, 직전 동기(9월 20일~30일) 대비 127.5% 매출이 신장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4월 9900원짜리 PB 코튼 티셔츠를 출시한 뒤 양말과 속옷으로 품목을 늘렸다. 같은 해 10월에는 편의점 업계 최초로 캐시미어를 함유한 '세븐셀렉트 캐시미어 라운드 니트'를 3만2900원에 선보였다. 검정색과 회색, M·L·XL 사이즈로 구성한 시즌 한정 상품이었다. 세븐일레븐이 당시 발표한 지난해 4월 이후 패션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0% 증가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올데이온웜' 발열내의 상·하의도 각각 1만5900원에 출시했다.
티셔츠에서 니트, 발열내의로 이어지는 상품 확대는 편의점 의류가 여행이나 출장 중 급하게 사는 비상용품을 넘어 반복 구매를 겨냥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이소는 5000원…편의점은 상품 범위·접근성 승부
가격만 놓고 보면 편의점이 다이소를 앞서기는 어렵다. 다이소가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한 지난해 가을 상품에는 플리스 후드티와 플리스 집업, 플리스 조거팬츠, 포켓 패딩 베스트 등이 모두 5000원으로 제시돼 있다. 다이소도 이미 내의와 실내복을 넘어 가볍게 걸치는 의류까지 판매 영역을 넓힌 상태다.
CU의 플리스 재킷 출시 가격은 다이소의 5000원 플리스류보다 약 4.6배 높다. 다만 소재와 두께, 봉제, 디자인이 다른 제품인 만큼 가격 차이를 품질이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차이로 해석할 수는 없다. 상품 범위와 구매 편의에 있어서는 편의점이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편의점의 경우 출퇴근길 갑자기 추워졌을 때, 여행 중 외투나 내의를 빠뜨렸을 때 가까운 점포에서 필요한 옷을 바로 살 수 있다. 일반 의류 매장의 영업시간이 지난 뒤에도 운영하는 편의점이라면 늦은 시간에도 구매가 가능하다. 편의점 의류 경쟁은 '얼마나 싸게 파느냐'와 함께 '어떤 옷을 어디서 바로 살 수 있느냐'로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추위에 뛰는 매출…일본처럼 커질까
편의점 매출은 기온 변화에 즉각 반응한다. GS25의 이달 1~7일 핫팩·손난로 매출은 직전 주보다 1033.7%, 타이츠는 1072.7% 증가했다. CU도 같은 기간 핫팩 매출이 400.3%, 스타킹은 74.8% 늘었다. 계절 전환기에 방한용품을 가까운 편의점에서 구매하는 수요가 빠르게 발생한 것이다.
의류가 편의점의 성장 상품으로 자리 잡으려면 넘어야 할 문턱도 있다. 의류는 사이즈와 색상별로 재고를 확보해야 하고, 계절이 지나면 판매 기회가 줄어든다. 제한된 매대에서 상품 선택의 폭을 얼마나 확보할지도 과제로 꼽힌다.
그럼에도 편의점의 의류 사업 확장은 일본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만큼 국내에서의 행보에 더욱 이목이 쏠리는 상황이다.
이러한 행보는 편의점에서 옷이 여행·출장 중 급하게 필요한 양말·속옷 등 '긴급 수요' 상품에서 벗어나 '골라서 사는 옷'으로 성격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강동환 BGF리테일 생활용품팀 MD는 "편의점이 간단한 생활용품뿐만 아니라 계절에 필요한 의류까지 빠르게 준비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전했고, 이마트24 라이프&컬쳐팀 김진희 MD는 "앞으로도 날씨와 고객 수요에 맞춰 다양한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최근 소비자가 생활용품에는 초저가 채널이나 PB 상품을 활용하면서 중요하게 여기는 분야에는 적극 지출하는 '선택적 소비 패턴'을 보이고 있다"면서 "단순히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만으로는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차별화된 상품 구성과 브랜드 경쟁력, 고객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이 시장을 선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