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청년의 공공기관 취업 기회를 넓히겠다며 도입한 ‘지역 인재 의무채용’ 제도가 채용률 맞추기에만 급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채용 인원의 75%를 의무채용 제도를 적용받지 않는 예외로 뽑기 때문이다. 나머지 정원 25%는 규정에 따라 30% 이상을 해당 지역 대학·고교 출신으로 채우려다 보니 특정 지방대 쏠림 현상이 두드러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실이 기후에너지환경부·고용노동부 산하 19개 기관의 2018~2025년 지역 인재 채용 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의무채용 대상 공공기관 전체 신규 채용 인원 1만4836명 중 74.8%인 1만1093명이 ‘의무채용 예외’를 적용한 인력이었다. 의무채용 예외란 소수 채용, 경력·연구직, 지역본부·지사 채용, 지역 인재 합격 하한선 미달 등의 경우 지역 인재 채용률과 관계없이 직원을 뽑는 제도다.
의무채용 예외는 전체 채용 규모에서 빠진다. 지역 인재 의무채용률은 해당 지역 대학·고교 출신 채용자 수를 전체 채용 규모로 나눠 산출하는데 분모를 줄이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지역 인재 채용률은 2018년 23.4%에서 2025년 40.8%로 두 배 가까이로 치솟았지만 채용 인원은 1423명에서 1526명으로 103명(7%) 늘어나는 데 그치는 착시 현상이 나타난다.
예외 채용이 늘자 지역 청년의 취업 기회를 넓힌다는 제도의 실효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과 별개로 의무채용에서는 특정 지역 거점대 출신 쏠림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분석 대상 19개 기관 가운데 11개에서 지역 인재 의무채용 대상자 절반 이상이 특정 대학 출신이었다. 한국전력은 지역 인재 채용자 1005명 중 579명(57.6%), 한국전력거래소는 80명 가운데 63명(78.8%)이 전남대 출신이었다. 제주 공무원연금공단은 56명 전원을 제주대 출신으로 채웠다.
제도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비율 중심의 성과 관리에서 벗어나 인재풀 자체를 넓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채용 대상을 ‘공공기관이 이전한 지역 소재 대학’으로 제한해 해당 지역에서 고교를 졸업하고 다른 지역 대학에 진학한 인재가 받는 역차별이 특히 문제로 꼽힌다.
박 의원은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앞서 제도를 원점에서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