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연구 장비가 집적된 영남대 세포배양연구소에서 세포배양을 연구하고 있는 최인호 교수(왼쪽)와 연구원.  오경묵 기자
첨단 연구 장비가 집적된 영남대 세포배양연구소에서 세포배양을 연구하고 있는 최인호 교수(왼쪽)와 연구원. 오경묵 기자
영남대의 K-U시티세포배양사업단이 ‘2026 앵커 혁신성과·도전 지역혁신 사례 경진대회’에서 대상인 교육부장관상을 받았다. 앵커 사업은 지역 산업 수요와 대학 교육·연구 역량을 연결해 지역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는 교육부 사업이다.

12일 만난 최인호 사업단장(의생명공학과 교수)은 “미국서 13년간 공부한 뒤 2001년께 한국에 와보니 명색이 바이오를 한다는 나라에서 바이오산업의 소재인 배지(세포의 먹이)를 전부 수입에 의존하고 있었다”며 “세포배양 연구에 중요한 소의 혈청만 하더라도 연구재료로 사용할 수 없어 돈을 주고 폐기하는 형편이었다”고 말했다. 최 단장은 40년간 바이오산업의 근간이 되는 세포배양기술을 연구해 왔다.

영남대는 2015년부터 경북도, 의성군과 함께 국내 최초로 세포배양산업 생태계 조성에 나섰다. 10년만인 지난해 9월 의성 바이오밸리 산업단지에 세포배양용 배지생산 전용 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시설을 준공했다.

입주기업인 티리보스는 영남대 세포배양연구소에서 3년간 인큐베이팅을 거친 스타트업이다.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해 온 배지 생산을 올해부터 본격화한다. 최 단장은 “대한민국이 ‘세포배양산업의 독립’을 이룬 셈”이라고 평가했다. 의성에는 티리보스 등 9개 기업이 입주해있고 15명의 석· 박사급 인력이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올해는 인공지능(AI)으로 바이오산업을 연구하는 기업도 합류했다.

세포를 생명체 밖에서 키우는 세포배양 분야에서 최 단장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손꼽히는 연구자다. 최근 10년간 논문 인용 건수가 1만건을 넘어 클래리베이트 상위 1% 연구자와 스탠퍼드대 연구진이 발표하는 세계 상위 2% 과학자에도 3년 연속 선정됐다. 동물 유전체와 근육 줄기세포 연구를 기반으로 세포배양에 필요한 천연소재 연구에 전념해온 최 교수는 노화에 따른 근육 기능 저하와 제2형 당뇨병 개선에 활용할 수 있는 천연물 발굴로 연구를 확대하고 있다.

최 단장은 “처음에 경북 의성에 세포배양산업 생태계를 만든다고 했을 때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말렸지만 경북도, 의성군의 열정과 젊은 연구자의 헌신적 연구, 기업가의 도전으로 의성의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세포배양연구소에선 의대와 공대, 식품 연구 등 세계 각국의 교수와 연구진 100여명이 세포배양연구를 하고 있다. 영남대가 26년간 세포배양산업에 투자해 글로벌 연구 허브가 구축된데다 최근 바이오산업에 AI가 융합되면서부터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연구소는 올해 국가 AI 바이오랩으로도 지정됐다.

최 교수는 “AI 연구의 기반이 된 인실리코(컴퓨터에서 가상 실험을 하는 방법)의 중요성을 간파하고 특화해왔다”며 “AI 시대에 영남대와 경북이 세포배양산업의 글로벌 허브가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