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 220조 녹색투자 > 이재명 대통령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7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의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한국형 녹색대전환(K-GX) 전략 국민보고회’에 입장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 기업 220조 녹색투자 > 이재명 대통령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7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의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한국형 녹색대전환(K-GX) 전략 국민보고회’에 입장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2차전지·태양광 등 국가전략산업을 운영하지만 적자를 내는 기업에 정부가 ‘선불 보조금’을 주는 방안을 마련한다. 세액공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적자 기업의 자금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취지다. 탈탄소 사업에 1000조원 규모 재정·금융 지원을 집중 투입하는 ‘한국형 녹색대전환(K-GX)’에도 나선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홀딩스 등 기업이 추진하는 220조원 규모 탈탄소·녹색산업 투자 또한 뒷받침한다.

◇송전망 사업에 인근 주민도 참여

정부는 7일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한국형 녹색대전환(K-GX) 전략 및 민간 투자계획인 K-GX 시그니처 프로젝트’ 보고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보고회에서 2차전지·태양광 등 생산세액공제 대상 기업 가운데 적자 기업에 직접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생산세액공제는 이익이 발생하지 않은 적자 기업은 세금을 낼 수 없어 의미가 없다”며 “보조금을 일부 먼저 준 다음 나중에 해당 기업이 생산세액공제를 받을 때 선불금만큼 혜택을 차감하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적자를 보는 기업에는 생산세액공제보다 보조금이 필요할 수 있다”며 “관련한 내용을 한번 연구해보겠다”고 답했다. 정부는 그동안 특정 산업과 기업에 대한 특혜 논란, 수출국과의 통상 분쟁 등을 우려해 보조금 지급에 소극적이었다.

여기에 정부는 내년부터 2030년까지 매년 50곳씩 총 200곳의 유망 기후테크 기업을 선정해 집중 육성한다. 선정 기업에는 기술사업화와 연구개발(R&D), 대출 등을 묶어 한 곳당 최장 5년간 100억원을 지원한다. 2030년까지 녹색전환 분야 전문인력 약 7만 명도 양성한다. 이 가운데 청년 인력은 5만 명이다. 저탄소 인증제품 등 녹색제품의 판로를 넓히기 위해 공공조달에서 녹색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을 현재 2%에서 4%로 확대하기로 했다.

내년 상반기에는 송전망 인근 주민에게 투자 기회를 제공하고 일정 수익을 되돌려주는 ‘계통햇빛소득’ 제도를 신설한다. 전력망 건설로 생활에 영향을 받는 인근 주민에게 경제적 혜택을 제공해 사업에 대한 반발을 줄이려는 취지다.

탄소배출권 가격 급등락을 막기 위한 장치도 마련한다. 배출권 가격이 일정 범위를 벗어나면 시장 공급 물량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시장안정화예비분(MSR)’ 제도를 연내 도입한다. 1000조원 규모의 K-GX 재정·금융 지원을 뒷받침하기 위해 2028년에는 녹색국채를 처음 발행한다.

◇220조원 녹색투자 나선 기업들

이날 보고회에서는 주요 대기업이 녹색전환 사업에 220조원을 투자하는 계획을 공개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수소환원제철에 필요한 수소를 공급하기 위해 100만t급 수소 생산시설(수전해 설비)과 수소 배관망 구축에 나선다. 한화큐셀은 충북 진천·음성에 500㎿(메가와트)급 ‘탠덤 태양전지’ 생산라인을 구축해 2028년 세계 최초 대규모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탠덤 태양전지는 서로 다른 두 종류의 태양전지를 겹쳐 발전효율을 높인 제품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7년까지 충북 오창에 나트륨 배터리를 활용한 에너지저장장치(ESS) 시험생산시설을 짓는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아파트 등 공동주택 3만 가구에 전기로 냉난방하는 히트펌프를 보급한다.

김익환/김리안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