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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서 전용 59㎡ 받아도 분담금 안 낸다"
2026 집터뷰
박경순 고척제4구역 조합장
"55세부터 정비사업 기초 배워
현장 소통·추진력이 성과 비결"
박경순 고척제4구역 조합장
"55세부터 정비사업 기초 배워
현장 소통·추진력이 성과 비결"
박경순 고척제4구역 재개발조합장(68·사진)은 남성이 주를 이루는 정비사업 현장에서 보기 드문 ‘여성 조합장’이다. 설계·건축업계나 건설회사 출신도 아니다. 박 조합장은 성공 비결에 대해 “낡은 빌라 한 채를 새 아파트로 바꾸고 싶다는 일념 하나로 정비사업을 공부한 것”이라고 말했다. 구역 내 땅을 사두라는 권유도 거절했다. 그는 “욕심을 내면 거기에 정신이 팔려 일을 못 한다”고 했다.
그에게 조합장 일은 ‘인생 2막’이다. 17년간 식당을 운영한 박 조합장은 2011년 주민 대표로 추대된 뒤 2012년 추진위원장, 2015년 조합장을 맡았다. 통장과 부녀회 활동으로 쌓은 평판이 추천 배경이 됐다. 55세부터 재개발을 공부해 주거환경정비사 자격을 취득하고 정비사업 아카데미도 수료했다. 직접 주민들도 설득했다. 박 조합장은 “외부 용역 없이 17개월간 혼자 발로 뛰며 동의서를 받았다”고 했다.
2019년 4월 대우건설·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당시 3.3㎡당 450만원이던 공사비는 705만원으로 올랐지만 조합원 분담금은 늘지 않았다. 추정 비례율(개발이익률·정비사업 후 자산가치를 종전 자산가치로 나눈 비율)을 보수적으로 낮게 잡은 데다 일반분양이 완판되면서 수입이 뒷받침됐다. 전용면적 26㎡ 빌라를 보유한 조합원은 별도 분담금 없이 새 아파트 전용 59㎡를 받는다.
교통이 상대적으로 불편한 약점은 설계로 보완했다. 지상에 차량이 다니지 않도록 하고 최상층에는 도심 전망을 즐길 수 있는 스카이라운지를 넣었다. 젊은 세대 유입을 고려해 보육·교육 특화시설도 마련했다.
박 조합장의 ‘소통 리더십’은 건설 현장에서도 드러난다. 고척1동 주민자치회 부위원장을 맡아 공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근 주민의 민원을 듣고 대응했다. 현장 한쪽에 텃밭을 조성한 뒤 채소를 길러 직원들에게 나눠주고, 추석에는 현장 근로자에게 떡을 돌렸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현장 직원을 가족처럼 챙긴다”며 “주택 현장 가운데 근무환경이 가장 좋은 사업장”이라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