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2년 차 국정감사가 오늘부터 시작된다. 출범 1년을 넘긴 이재명 정부 국정 운영에 대한 사실상 첫 중간평가다. 부동산, 재정, 안보, 사법개혁, 인사 등 현 정부가 결정하고 추진한 정책의 성과와 문제점을 냉정하게 따져야 할 때다.

더불어민주당은 ‘정책·민생 국감’을 내세워 국정 성과를 부각하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현 정부의 ‘실정 검증대’로 삼겠다는 각오다. 상임위원회 곳곳에서 여야 격돌이 불가피하다. 특히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재제청 문제를 둘러싼 여야 신경전은 국감 초반 최대 쟁점이다. 대법원장의 증인 채택까지 맞물려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은 첫날부터 파행이 우려된다.

국감은 국회가 행정부의 정책 집행을 감독하고 평가하는 헌법적 장치다. 그러나 국민에게 각인된 모습은 정책·민생 국감보다 맹탕·호통 국감에 가깝다. 해마다 무분별한 증인 채택이 되풀이되고, 증인이 장시간 대기하다가 정작 몇 마디 못하고 돌아가는 일이 허다하다. ‘묻지마’ 자료를 요구하고, 피감기관은 자료 제출을 거부하거나 늑장 대응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정책 검증이 아니라 정쟁과 망신주기 무대로 전락하기 일쑤다. 해마다 국감 무용론이 나오는 이유다.

여야 모두 한탕주의식 폭로와 정쟁에서 벗어나야 한다. 국회는 근거 있는 의혹을 제기하고, 정부는 자료와 수치로 투명하게 답하는 게 국감의 기본이다. 불리한 자료 제출을 거부하거나 정당한 비판까지 정쟁으로 몰아붙이는 구태도 버려야 한다. 국감 제도 자체의 손질 또한 미뤄선 안 된다. 증인 채택을 둘러싼 소모적 갈등을 줄이기 위해 교섭단체별 의석 비율에 따라 증인을 선정하는 방식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국감 무용론이 이대로 굳어지면 그 불신은 국회를 넘어 정치 전체로 번질 수 있다. 정책과 민생은 뒷전이고 정쟁에만 몰두한 여야 모두 국민의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