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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항암 시장 여는 '이중항체'
새 항암 시장 여는 '이중항체'
항체는 인체 면역계가 세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외부 침입자(항원)를 인식해 제거하기 위해 만드는 면역 물질이다. 항체치료제는 암 세포 표면에 많은 특정 단백질을 표적으로 삼아 정밀하게 결합한다. 암 세포 성장을 촉진하는 신호 전달을 차단하거나 면역 세포를 끌어와 암 세포를 직접 공격하도록 유도한다.
이중항체는 하나의 약물이 서로 다른 두 표적에 결합하도록 만든 항체 의약품이다. 하나의 단백질에 결합하는 단일클론항체와 달리 두가지 신호를 동시에 공략할 수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블린사이토, 리브리반트, 임델트라 등 여러 이중항체를 허가했다. 초기에는 혈액암 치료제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들어 폐암, 담도암 등 고형암으로 치료 대상이 늘고 있다.
미국 바이오기업 서밋테라퓨틱스와 중국 아케소가 함께 개발하고 있는 이보네시맙은 두 팔로 각각 다른 단백질을 잡아 암 치료 효과를 높였다. 한 팔로는 암 세포가 면역 세포 공격을 피하는 데 활용하는 방어 시스템을 깬다. 다른 팔로는 암 세포가 자라면서 영양분을 받기 위해 만드는 혈관 등을 없앤다. 이런 이중 항체를 암 환자 치료에 쓸 수 있다는 것은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해 확인하고 있다.
지난 13일 세계폐암학회(WCLC 2026)에서 폐암 환자의 전체 생존기간(OS) 중앙값이 30.8개월로, 키트루다 단독요법(22.6개월)보다 8.2개월 길다는 것을 입증했다. 사망 위험은 이보네시맙을 투여한 환자가 키트루다를 투여한 환자보다 27% 낮아졌다. 암이 재발하지 않고 환자가 생존한 기간을 뜻하는 무진행생존기간(PFS) 중앙값도 이보네시맙은 11.1개월로, 키트루다(5.8개월)보다 2배 길었다.
키트루다는 지난해 매출 317억달러(약 43조7000억원)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약이다. 로버트 더건 서밋테라퓨틱스 회장은 “이보네시맙이 폐암 환자를 위한 차세대 면역항암제로 자리 잡을 가능성에 대한 확신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