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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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광 근무로 진폐증 진단을 받고 폐광 이후 증상이 악화해 장해등급을 받은 근로자에게 재해위로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탄광 근로자 A씨 유족이 한국광해광업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재해위로금 지급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1992년부터 한 탄광에서 근무한 A씨는 1994년 10월 진폐증 1형을 진단받았다. 이후 1996년부터 또 다른 탄광에서 근무하며 2003년 10월 장해등급 13급 판정을 받았다. 2009년 7월 해당 탄광이 폐광된 뒤에도 A씨의 진폐증은 악화해 2013년 6월 장해등급 11급, 2015년 9월에는 장해등급 7급 판정을 받았다. 결국 A씨는 2017년 6월 사망했다.

A씨 유족은 구 석탄산업법 시행령에 따라 공단에 재해위로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쟁점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요양급여를 신청하지 않은 A씨가 재해위로금 지급 대상에 해당하는지였다. 당시 시행령은 '폐광일 당시 장해등급이 확정됐거나 장해등급이 확정되지 않은 경우 요양급여를 신청한 자'를 지급 대상자로 규정했다. A씨는 증상이 고정되지 않아 '장해등급이 확정되지 않은 자'에 해당했다.

1심은 A씨가 일했던 탄광이 2009년 7월 폐광됐을 당시 요양급여를 신청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항소심 재판부도 1심 판단을 유지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고 승소 취지로 원심판결을 파기했다. 재판부는 "진폐증의 특성과 재해위로금 입법 취지 등을 고려했을 때, 폐광일 이전에 진폐증 진단을 받은 것이 확실하다면 재해위로금 지급 대상자로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원심이 폐광 이후에도 증상이 악화하는 진폐증의 특징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이어 "진폐증 환자의 요양급여 수령 목적은 합병증 치료"라며 "폐광 당시 합병증 발현 여부에 따라 재해위로금 지급 여부를 결정한다면, 진폐증 환자의 진행 속도에 따라 보상 수준 격차가 심하기 때문에 2010년 산재보험법이 개정됐다"고 지적했다.

임민규 기자 jessim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