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대표 "두 차례 경력단절 딛고 창업 멘토 됐죠"
“마흔 넘어 다시 공부하고 창업 전문가가 되겠다고 하니 가족부터 뜯어말렸죠.”

임은정 LEJ파트너스 대표(사진)는 18일 인터뷰에서 “창업을 결심하고 나서 초기 3년은 마치 긴 터널을 걷는 것 같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LEJ파트너스는 예비·초기 창업자와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교육·멘토링과 자문을 하는 회사다. 서강대 창업지원단, 도봉구청년창업센터, 성동창업이룸센터 등 공공기관과의 협업도 확대하고 있다.

임 대표는 원래 창업과 거리가 멀었다. 경영학을 전공했지만 대학 시절 꿈은 아나운서였다. 당시 외환위기로 집안 형편이 어려워지면서 편의점과 카페, 백화점 등에서 닥치는 대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등록금을 벌었다. 그러다보니 졸업이 늦어졌다. 20대 후반 첫 사회생활은 한 중소 의류 수출업체에서 시작했다. 상품기획자(MD)로서 약 3년간 기획 및 마케팅 경험을 쌓았다. 그러다 결혼을 하고 두 아이를 낳으면서 경력 단절을 겪었다. 병원 운영 전반을 담당한 총괄실장으로 일하는 정도였다. 고민 끝에 창업에 눈을 돌렸다. 상품기획과 마케팅, 의료, 육아 등 그동안 쌓은 경험을 두루 활용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창업을 제대로 공부하기 위해 연세대 정경창업대학원에 진학했다. 컨설턴트로 일하는 남편에게 향후 진로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두 시간 가까이 진행해 간신히 설득했다. 육아, 학업을 병행하며 논문을 썼다.

대학원을 졸업했지만 강사로 자리 잡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 대학과 창업지원기관에 제안서를 보냈지만 묵묵부답이었다. 돌파구는 육아 블로그에서 열렸다. 창업 관련 글을 꾸준히 올리자 이를 본 덕성여대 스마트창작터에서 첫 강의 요청이 들어왔다. 이후 심사·멘토링 등으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성공 사례도 조금씩 나왔다. 김기현 지오그리드 대표가 대표적이다. 지오그리드는 정수·살균과 배관 관리, 실시간 수질 모니터링 기술을 개발한 워터테크 스타트업이다. 김 대표는 기술력은 자신 있었지만 마케팅에 서툴렀다. 임 대표는 회사와 대표를 함께 브랜딩할 것을 조언했다. 블로그 운영부터 포털 이미지·영상 게시 등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줬다. 김 대표는 임 대표 조언을 하나씩 실행에 옮겼다. 올해 신규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165억원을 인정받았다.

임 대표는 최근 펴낸 저서 <변하는 시대 변하지 않는 사람>에 창업 현장에서 쌓은 경험과 사람 이야기를 담았다.그는 “완벽하게 아이디어를 다듬느라 시간을 보내기보다 일단 제품이나 서비스를 내놓고 시장 반응을 통해 꾸준히 업그레이드하는 게 낫다”고 했다.

최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