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추천 뉴스
"5G 투자 막는 건 규제…네트워크 슬라이싱 길 열어줘야"
커넥트유럽 인터뷰
망 중립성 탓에
첨단 5G 기술
상용화 '발목'
한국도 명확한
가이드라인 시급
망 중립성 탓에
첨단 5G 기술
상용화 '발목'
한국도 명확한
가이드라인 시급
알렉산드로 그로펠리 커넥트유럽 사무총장과 마리 파로비르타 부사무총장은 지난 7일(현지시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망 중립성이라는 수십 년 된 프레임이 첨단 5G 기술의 상용화를 발목 잡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커넥트유럽은 도이치텔레콤, 오렌지, 텔레포니카 등 유럽 주요 통신사로 구성된 통신협회다.
통신업계가 5G SA 고도화의 핵심으로 꼽는 ‘네트워크 슬라이싱’은 하나의 물리적 이동통신망을 가상으로 분리해 서비스 특성에 맞춰 초저지연·대용량 등의 맞춤형 품질(QoS)을 보장하는 기술이다.
하지만 관련 기술 개발을 완료한 글로벌 통신사들은 선뜻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지 못하고 있다. 각국 규제당국이 네트워크 슬라이싱을 일반 인터넷 트래픽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망 중립성 규제 위반으로 볼지 예외가 인정되는 특수서비스로 볼지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파로비르타 부사무총장은 “핀란드처럼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반 B2B 서비스 개발이 활발한 곳이 있는 반면, 일부 국가에선 공항 내 운영 효율화를 위한 전용 슬라이싱 구축조차 일반 이용자의 트래픽 품질을 저해할 수 있다는 엄격한 해석에 막혀 무산되기도 했다”며 국가별·당국별 규제 파편화를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AI 트래픽 폭증이 통신망 생태계 판도를 바꾸고 있다고 했다. 그로펠리 사무총장은 ”AI 데이터센터와 대규모언어모델(LLM) 등으로 트래픽이 폭발하고 있는 가운데 통신망을 구축하는 주체와 트래픽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주체가 다른 불균형이 커지고 있다”며 “5G SA와 네트워크 슬라이싱은 통신사가 두 관계를 해치지 않고 새로운 수익화 모델을 창출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유럽연합(EU)이 추진 중인 디지털네트워크법(DNA) 개정안 역시 이 같은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통신산업의 투자 유인을 마련하기 위한 차원이다. DNA에는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을 활용한 기업 간 거래(B2B)·기업과 정부 간 거래(B2G) 전용 가상망 구축을 망 중립성 규제 예외 영역으로 명확히 포섭하는 방안이 핵심 과제로 논의되고 있다. 그로펠리 사무총장은 “일반 이용자의 인터넷 접근권을 보장하는 망 중립성 원칙을 훼손하자는 것이 아니다”며 “특수 목적으로 제공되는 B2B·산업용 네트워크 슬라이싱 서비스는 일반 인터넷과 분리된 영역으로 명확히 규정해 법적 확실성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정부와 규제당국도 법적 가이드라인을 조속히 정비해 글로벌 5G B2B 및 AI 네트워크 주도권을 확보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브뤼셀=라현진 기자 raral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