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자동차가 2028년부터 전 세계 공장에 자체 개발 로봇 40만 대를 투입하기로 했다. 로봇을 대거 배치해 생산성을 높이고 장기적으로 인간 작업자와 로봇이 함께 일하는 생산체제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도요타, 생산라인에 휴머노이드 40만대 투입한다
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요타는 자체 개발한 공장용 휴머노이드 로봇 ‘엘리’(사진)를 생산 현장에 도입할 계획이다. 2028년 이후 매년 1조엔을 투입하는 공장 개보수와 재건축에 맞춰 도요타 본사에 15만 대, 계열사에 25만 대를 투입한다. 자동차 생산 경쟁 무대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를 넘어 ‘피지컬 인공지능(AI)’ 로봇으로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엘리는 현대자동차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개발한 ‘아틀라스’와 달리 두 발이 아니라 바퀴로 이동한다. 복잡한 이족보행을 포기하는 대신 구조를 단순화해 생산 현장에 빠르고 대량으로 투입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무게는 50㎏이며 두 손가락으로 부품을 집어 옮기거나 천을 접는 등 반복적이고 섬세한 작업을 수행한다. 엘리는 최근 유럽에서 열린 투자자 대상 기술 설명회에서 티셔츠를 접는 작업을 시연했다. 2주간 1500차례 학습한 뒤 정확하게 동작을 수행했다.

도요타는 세계 60곳의 생산기지에서 숙련공 1만8000명의 작업 노하우를 로봇에 학습시켜 생산 현장에 연착륙시킨다는 계획이다. 작업자가 엘리의 손가락을 본뜬 장치를 착용한 채 평소 작업을 반복하면 로봇이 이를 학습한다.

엘리는 이렇게 익힌 작업을 바탕으로 스스로 보다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내는 기능도 갖췄다. 도요타생산방식(TPS)으로 불리는 낭비 없는 생산 시스템을 결합할 예정이다.

도요타가 외부 업체에 맡기지 않고 직접 로봇 개발에 나선 것도 생산 현장에서 축적한 작업 노하우를 로봇에 그대로 이식하기 위해서다. 숙련공의 움직임과 작업 순서를 데이터로 전환하면 특정 공장과 작업자에게 의존하던 기술을 다른 생산 거점으로 빠르게 확산시킬 수 있다. 로봇이 단순한 자동화 설비를 넘어 도요타의 제조 기술을 저장하고 전수하는 역할까지 맡는 셈이다.

향후에는 한 공장에서 학습한 작업 데이터를 전 세계 공장의 로봇에 전송해 같은 작업을 빠르게 익히게 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인간이 로봇을 가르치는 단계를 넘어 로봇이 신입 직원에게 작업을 교육하는 체제도 구축할 예정이다. 나카지마 히로키 도요타 부사장은 “로봇은 인간을 대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인간과 공존하는 세계를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