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외모가 매력적일수록 자유시장 선호?
파인애플을 올린 피자를 좋아하는지 묻는 것만으로 정치 성향을 짐작할 수 있다면 어떨까. 연구에 따르면 진보 성향인 사람은 보수 성향인 사람보다 파인애플 피자에 관대하고, 외모가 매력적인 사람일수록 자유시장과 능력주의를 지지하는 경향이 있다면 수긍이 가는가.

신간 <사고의 품격>은 이처럼 엉뚱해 보이는 연구들을 파고들며 ‘내 생각은 어디에서 왔는가’를 묻는다. 저널리스트 투리 문테는 기후학과 지리학, 심리학, 진화유전학 등을 넘나들며 우리가 이성과 논리의 산물이라고 믿는 신념 뒤에 숨어 있는 조건들을 추적한다. 조상이 쌀농사를 지었는지 밀농사를 지었는지가 후손의 집단주의적 성향에 영향을 미치고, 덥고 습한 기후에서는 권위주의적 지도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난다는 식이다.

그렇다고 인간의 생각이 환경과 유전자에 의해 결정된다는 얘기는 아니다.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성향과 결정의 차이다. 내가 옳고 상대가 무지해서 의견이 갈리는 게 아니라 각자의 신념 역시 수많은 조건의 영향을 받은 결과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가 내놓는 양극화의 해법도 흥미롭다. 의견 차이를 없애는 게 아니라 더 많이 논쟁하라는 것이다. 서로 다른 관점과 부딪칠 때 비로소 자신의 사고가 가진 맹점을 발견할 수 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