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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이는 몰라예"…명태균 녹취록 2심 재판 변수 되나
김한정·명태균 통화 증거 채택
"오세훈이는 몰라" 발언 담겨
"오세훈이는 몰라" 발언 담겨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한정 씨와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의 2021년 3월 6일 통화 녹취록에는 김씨가 오 시장과 무관하게 여론조사를 추진했다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들이 담겼다.
명씨는 해당 녹취에서 오 시장을 가리켜 "왜 이기는지도 모르지 않냐, 자기는"이라고 말했다. 김씨가 "내가 일하는 게 다 후회스럽다"고 하자 명씨는 "알릴 필요도 없다"며 "오세훈이는 몰라예, 모르고"라고 답했다.
김씨 역시 자신이 오 시장을 돕기 위해 독자적으로 일을 진행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김씨는 "내가 진짜 이 사람, 이 양반 돕고 싶어서 내가 일을 했잖아"라며 "거기서 원한 것도 아니고 내 혼자 해가지고"라고 말했다. 이에 명씨는 "나는 형님하고 오 시장하고의 관계를 잘 몰랐으니까"라고 답했다.
해당 발언들은 오 시장이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김씨가 비용을 대신 부담했다고 본 1심 판단과는 배치될 수 있는 대목이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오 시장이 명씨에게 여론조사 5건을 의뢰했고, 이에 따른 비용 2100만원을 김씨가 대신 지급했다고 판단했다.
오 시장 측은 이번 녹취가 김씨가 자신의 판단으로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비용 역시 독자적으로 지급했음을 보여주는 정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오 시장이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그 비용을 김씨가 대신 내게 했다는 공소사실과 배치된다는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지난 16일 김씨 측이 제출한 통화 녹음파일 3건을 탄핵증거로 채택했다. 탄핵증거는 법정에서 나온 특정 진술의 신빙성이나 증명력을 다투기 위해 제출하는 증거다.
오 시장 측은 해당 녹음파일이 1심 유죄 판단의 전제를 흔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치권은 해당 녹취와 관련해 신중한 입장을 견지 중이다.
특검팀은 "일부 파일은 원본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고, 이 사건과 관련한 언론 보도가 이뤄진 2024년 11월 18일 무렵 수정된 흔적이 나타난다"며 "허위조작 등의 위험이 다분해 보인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형사소송법상 탄핵증거는 폭넓게 인정해야 한다"며 "불법적 취득이나 허위 조작 정황이 아직 없으니 특검 측 부동의에도 불구하고 탄핵증거로 채택하겠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2일 항소심 변론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날 특검팀의 구형과 피고인들의 최후진술이 진행된 뒤 선고기일도 정해질 전망이다.
오 시장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씨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10차례 전달받고, 그 비용 3300만원을 오랜 후원자인 김씨가 대신 부담하도록 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이 가운데 여론조사 5건에 대해 오 시장의 의뢰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김씨가 대신 낸 비용도 2100만원으로 인정해 오 시장에게 벌금 1000만원과 추징금 2100만원을 선고했다.
현행법상 정치자금 부정수수죄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향후 5년간 공직 취임이나 임용이 제한된다. 이미 공직을 맡고 있다면 직을 잃게 된다.
오 시장과 함께 기소된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김씨는 1심에서 각각 벌금 300만원과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