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신사동 하이스트리트이탈리아에서 열린 '비바 일 비노 2026' 킥오프 행사에서 페르디난도 구엘리 이탈리아 무역공사(ITA) 관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탈리아 무역공사 제공
17일 서울 신사동 하이스트리트이탈리아에서 열린 '비바 일 비노 2026' 킥오프 행사에서 페르디난도 구엘리 이탈리아 무역공사(ITA) 관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탈리아 무역공사 제공
“스트레스 해소를 목적으로 한 번에 많은 양의 술을 마시던 한국인들이 술을 덜 마시게 됐다는 건, 와인 업계엔 되려 호재입니다. 한 잔을 천천히 음미하면서 각자의 생각과 이야기, 삶을 나누는 게 진정한 와인 문화이기 때문입니다.”

페르디난도 구엘리 이탈리아 무역공사(ITA) 관장(사진)은 18일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최근 국내에서 과한 음주를 지양하는 ‘소버 큐리어스’(sober curious) 문화가 확산하고 있는데 대해 이런 의견을 밝혔다.

구엘리 관장은 “와인은 양으로 승부하는 술이 아니다”라면서 “이성적인 대화를 이어가며 각자의 삶을 공유하는 데는 한 잔이면 충분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ITA는 오는 22일부터 내달 25일까지 이탈리아 와인 페어링 캠페인 ‘비바 일 비노’(Viva il Vino)를 연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이 행사는 ITA가 이탈리아 외교·국제협력부(MAECI), 주한 이탈리아 대사관과 함께 추진한다. 한국 소비자들에게 이탈리아 와인의 다양성과 품질을 소개하는 동시에 이탈리아 와인 업계와 한국 외식·유통업계 간 교류를 늘려 신규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는 무대로 발전했다.
17일 서울 신사동 하이스트리트이탈리아에서 열린 '비바 일 비노 2026' 킥오프 행사 현장. 이탈리아 무역공사 제공
17일 서울 신사동 하이스트리트이탈리아에서 열린 '비바 일 비노 2026' 킥오프 행사 현장. 이탈리아 무역공사 제공
올해는 서울, 경기, 부산, 대구, 강원, 충북 등 전국 6개 도시에서 18개 와인 수입사와 31개 식당이 참여한다. 고급 한식당부터 와인 바, 이탈리안 레스토랑까지 여러 식당에서 이탈리아 와인과의 페어링 메뉴, 시음 프로그램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구엘리 관장은 “이탈리아산 와인은 다양성과 품질, 진정성 측면에서 다른 와인과 차별화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탈리아는 포도 품종이 전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나라 중 하나로, 지질학적으로 다양한 종류의 와인을 생산해낼 수 있는 땅”이라고 설명했다. 또 “현지 생산자들에게 와인은 단순히 사업이 아닌 삶”이라며 “와인을 자식 키우듯 ‘키워 낸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탈리아에선 와인 생산업자들이 대부분 가족 단위로, 대량으로 생산하는 업체가 드물다.

이탈리아는 와인에 VDT, IGT, DOC, DOCG 등 4개 등급을 부여해 품질을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DOC는 원산지 통제 규정을 준수한 와인에, DOCG는 DOC 등급을 획득한 와인 중 이탈리아 정부가 보증하는 최고급 와인에 붙는다. 구엘리 관장은 “DOC, DOCG 등급을 받은 이탈리아산 와인만 400종에 달한다”며 “이 중 어떤 것을 선택해도 실패할 수 없다는 확신을 주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17일 서울 신사동 하이스트리트이탈리아에서 열린 '비바 일 비노 2026' 킥오프 행사 현장. 이탈리아 무역공사 제공
17일 서울 신사동 하이스트리트이탈리아에서 열린 '비바 일 비노 2026' 킥오프 행사 현장. 이탈리아 무역공사 제공
ITA는 이탈리아산 와인을 곁들이면 좋을 한식 메뉴를 여러 가지 소개했다. 날고동(소라)과 청어알을 올린 감태 말이, 참기름·들기름으로 양념한 참나물과 고구마 줄기, 부추전·버섯전 등은 화이트 와인과 잘 어우러진다. 가브리살 수육과 새우젓, 닭강정 등은 레드 와인과 페어링하기 적당하다. 후식으로 먹는 꿀떡은 스파클링 와인과 매칭하면 좋다.

구엘리 관장은 “한식과 이탈리아 와인이 잘 어우러진다는 사실이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며 “와인이 어려운 음식에만 어울린다는 건 편견이다. 한국인들이 즐기는 다양한 음식과 충분히 잘 맞는 술”이라고 강조했다.
17일 서울 신사동 하이스트리트이탈리아에서 열린 '비바 일 비노 2026' 킥오프 행사 현장. 이탈리아 무역공사 제공
17일 서울 신사동 하이스트리트이탈리아에서 열린 '비바 일 비노 2026' 킥오프 행사 현장. 이탈리아 무역공사 제공
한국의 이탈리아 와인 수입액은 2015년 약 2800만달러에서 2025년 약 6000만달러로 10년간 105% 늘었다. 연평균 약 6.2% 증가했다. 작년 기준 이탈리아는 프랑스, 미국에 이어 3위 와인 공급국이었다.

ITA는 이탈리아 와인 수입사와 국내 식당 간 비즈니스 매칭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식당 직원 대상 이탈리아 와인 교육, 최적의 페어링을 제안하기 위한 전문 소믈리에의 맞춤형 컨설팅도 진행 중이다.

ITA 관계자는 “한국 와인 시장은 양적 성장에만 그치지 않고 품질과 개별 브랜드의 가치, 산지와 스토리 등을 중시하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다양한 지역과 품종을 보유한 이탈리아산 와인에는 기회의 땅”이라고 전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