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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아직도 저평가…환율 단기 반등 후 하락할 것"
한경, 증권사·은행 FX담당 21명 대상 설문
절반 이상 "내년까지 강세 지속"
경상수지 흑자로 구조적 전환
절반 이상 "내년까지 강세 지속"
경상수지 흑자로 구조적 전환
◇ 정부 산출 적정 환율은 1335원
최근의 원화 강세가 일시적인 현상인지를 묻는 항목에는 가장 많은 9명이 “내년 상반기까지 원화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답했다. “일시적 조정”이라고 답한 전문가는 4명에 그쳤다. 4명은 원화 강세가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봤고, 나머지 4명은 “상당 기간 지속되는 구조적 원화 강세로 전환했다”고 진단했다.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가 누적되며 달러 공급 기반이 확대된 만큼 과거처럼 환율이 다시 1600원대를 넘보는 수준으로 급등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석진 하나은행 외환 딜러는 “최근 환율이 200원가량 급하게 하락했기 때문에 연말까지 소폭 반등은 하겠지만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국내 기업의 수출 호조세는 최소 2027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내년 상반기에는 환율 하락 압력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원·달러 환율이 단기간 내 1200원대까지 진입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은 많지 않았다. 6명은 “이른 시일 내 진입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SK하이닉스가 미국주식예탁증서(ADR)를 통해 조달한 달러의 원화 환전이 마무리된 데다 중동 전쟁 장기화, 미국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 돌입 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1200원대 진입 시점으로 내년 하반기와 1분기를 꼽은 응답자가 각각 5명이었다.
◇ “환율 수준보다 속도가 문제”
전문가들은 환율의 절대적 수준보다 움직이는 속도를 더 많이 우려했다. 1년 전 1400원대 안팎이던 환율은 지난 6월 1560원대로 치솟은 뒤 이달 초 1330원대까지 내려앉았다. 이후 나흘 만에 재차 40원가량 뛰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응답자 중 14명은 “최근 환율 변동성이 경제 펀더멘털에 비해 극심하다”고 평가했다. 최근 외환시장에서 가장 우려되는 요인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도 13명이 ‘급격한 변동성’을 꼽았다. 5명은 “원화 강세 전환에 따른 수출 기업의 채산성 악화”라고 했다.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극심한 이유(복수응답)로 ‘수출기업의 추종매매와 달러 매도 물량의 비대칭적 출회’를 꼽은 응답자가 14명으로 가장 많았다. 원화 약세를 예상해 달러를 쥐고 있던 기업들이 시장 심리가 바뀌자 급히 달러를 매도해 변동성을 키웠다는 뜻이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채권 자금 유출입 확대’를 지목한 전문가도 12명에 달했다.
환율 급등락은 기업 경영에도 부담이다. 20명은 환율 변동성 확대로 인한 가장 큰 문제로 ‘기업의 환위험 및 수익 불확실성 확대’를 꼽았다. 환율이 급격하게 떨어질 경우 달러로 매출을 올리는 수출기업의 원화 환산 이익이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급격한 원화 강세는 증시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속도 조절론과 글로벌 금리 상승세로 증시 조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원화 강세 현상이 지속되면 국내 증시에 추가적인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